‘서울역 묻지마 폭행’ 피의자 구속 면해…法 “위법한 긴급체포”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0-06-04 20:56수정 2020-06-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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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서울역에서 이유 없이 30대 여성을 마구 때린 혐의를 받은 이른바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 피의자가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오후 3시 상해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이모 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긴급체포가 위법한 이상 그에 기초한 이 사건 구속영장 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범죄혐의자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의하지 않고는 주거의 평온을 보호받음에 있어 예외를 둘 수 없다”며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는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신원과 주거지 및 휴대전화 번호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며 “피의자가 주거지에서 잠을 자고 있어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상황도 아니었던 점 등을 감안해 보면 피의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어 즉시 피의자 주거지의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긴급체포하고 압수수색을 실시할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오후 1시 50분경 서울역 역사 1층에서 30대 여성이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에게 왼쪽 광대뼈 부위 등을 폭행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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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여성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서울역 공항철도 입구 쪽으로 향하던 중 어떤 남성이 어깨를 부딪친 뒤 욕을 하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고 진술했다.

철도경찰은 경찰과 공조해 목격자와 피해자 진술,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용의자를 이 씨로 특정했다. 이 씨의 이동 동선을 확인해 이 씨가 사는 자택 주변에서 잠복 후 검거에 성공했다. 이 씨 집 문을 열고 들어갔을 당시 이 씨는 잠을 자고 있었다.

철도경찰은 이 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인 뒤 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씨는 정신질환을 앓아 수년간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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