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붉은물 사태 1주년…“수도 행정에 시민 참여 보장해야”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27일 15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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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적수사고 1주년 대책 이행과 보완 토론회'
"지자체 수도 계획, 민·관 위원회에서 의결 필요"
"사업비·운영비 증가→수도요금 증가…논의돼야"

오는 30일 인천 붉은물 사태 1주년을 맞아 수도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는 수도사고가 재발하지 않고, 노후시설 개선을 위해 수도 행정에 시민이 참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돗물시민네트워크, 인천환경운동연합, 인천물과미래, 너나들이 검단검암맘카페가 지난 26일 오후 개최한 ‘인천 적수 사고 1주년 대책 이행와 보완 토론회’에서 이 같은 주장이 나왔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해 5월30일 인천 붉은물 사태 발생 이후 사고 대응과 보상 과정을 평가하는 한편, 추후 수도시설 개선 추진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 진행 전 발제에서 박영길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지난해 사고를 겪으면서 뼈저리게 느낀 점은 일방향 소통이 아니라 쌍방향 소통이 중요한 것”이라며 “민관 소통을 위해 다음달 중에 전국 최초로 ‘건강한 수돗물 만들기 위원회’와 ‘수돗물시민평가단’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해 붉은물 사태 이후 정수장 및 배수지 청소, 관로 이토작업(관로에 쌓인 흙 등을 청소), 저수조와 옥내배관 청소 등을 실시했다. 이후 인천 영종, 강화, 서구 주민 대표와 수질 정상화 및 수돗물 개선 혁신안, 피해보상 등을 논의했다.

지난해 7월25일부터 연말까진 시민과 전문가 등 25명을 모아 상수도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상수도 혁신과제를 마련했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과제는 4개 분야 37건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23건이 현재 추진 중이다.

상수도사업본부는 또 ▲수질 관리 혁신을 위해 신뢰회복을 위한 시민서비스 강화 및 시민참여 확대 ▲시민들이 안심하고 음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등 상수도 선진화 ▲위기관리 대응체계 확립 등 3가지 대시민 약속사항을 내놨다.

박 본부장은 “일방통행형 사업을 진행할 경우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에 공고만 내고 끝난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이번 사태에서) 지역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됐다. 지역 커뮤니티와 협약을 맺어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이뤄지는 정책들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및 지역 관계자들은 적극적인 의견수렴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자 전 인천 서구 수돗물 정상화 민관대책위원장은 “시민평가단 운영과정이 시민의 눈높이에서 실질적으로 운영될지 의문”이라며 “상수도본부는 주민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참여할 수 있는지, 주민이 얼마나 이 사안에 관심을 가지고 평가를 할 수 있는지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백명수 수돗물시민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민간위원을 확대해서 국민 소통이 제대로 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위원회 역할과 위상을 제대로 올려놓는 게 먼저여야 한다”며 “지자체의 수도계획을 위원회에서 의결할 수 있는 기능을 주는 등 위원회의 역할과 위상을 올려야 소통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도사업에서 많은 사업비가 투입되고, 사업비 증가가 수도요금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민의 감시와 참여가 필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백명수 위원장은 “수도시설 확충 이후 운영에도 또 다른 돈이 들어간다. 이는 곳 수도요금 상승으로 이어진다. 관망관리, 고도화된 정수처리장 운영 등이 모두 요금과 직결된 것”이라며 “이를 제대로 논의하지 않는다면 추후 또 다른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폭넓은 소통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로 개선, 인프라시설에 많은 예산이 투여되는데 투명하게 집행될 수 있을지도 우려”라며 “수도행정을 감시,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제3의 기구가 구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수진 너나들이 검단검암맘카페지기는 “관로개선에 투자되는 많은 예산이 허비되지 않도록 공정하게 업체를 선발하고 이를 시민이 감독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환경부는 붉은물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오는 2022년까지 ‘스마트 상수도 관리체계’를 전국에 도입하기로 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한 스마트상수도는 수돗물의 수질과 유량을 정수장에서부터 수도꼭지에 이르기까지 실시간으로 측정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체계다.

이 밖에 환경부와 인천시는 3년간 붉은물 사태가 일어난 인천 3곳(서구, 영종, 강화)의 인프라도 개선한다. 정수처리시설을 고도화하는 한편, 노후관도 교체한다. 특히 수도문제가 발생할 경우 다른 관망을 이용할 수 없었던 영종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해저관로를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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