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입국 추정 보트에 서해안 군경 뚫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태안 주민 신고때까지 이틀간 몰라
CCTV에 6명 찍혀… 중국산 물품 발견

24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일리포 해변에서 전날 마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한 보트를 해양경찰 등이 조사하고 있다. 태안해양경찰서 제공
24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일리포 해변에서 전날 마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한 보트를 해양경찰 등이 조사하고 있다. 태안해양경찰서 제공
6인승 소형 보트 한 척이 서해안의 경계를 뚫었다. 보트 탑승자들은 육지에 도착한 뒤 잠적했지만 군경은 주민 신고가 있기 전까지 이틀 동안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24일 해양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경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일리포 해변에 버려진 소형 보트 한 척을 마을 주민이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주민은 “보트가 20일부터 해변에 방치돼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접수된 조난 신고는 없었다.

군경이 인근 폐쇄회로(CC)TV를 조사한 결과 21일 오전 11시 23분경 보트 탑승자들이 해변을 가로질러 가는 모습이 잡혔다. 보트가 발견된 지점은 CCTV에서 남쪽으로 800m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보트가 발견된 지점에서 400m 떨어진 마을 CCTV에 이들로 추정되는 남성 6명이 도로변으로 이동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보트가 들어온 지역은 접안 시설이 없고 인적이 드문 곳이다. 군의 레이더 기지는 미확인 선박을 식별하지 못했다.

보트는 1.5t급으로 좌석은 6개다. 원거리 이동에 필요한 항해·통신 장비는 없었고 일본산 레저용 엔진이 달려 있었다. 중국산으로 보이는 물품과 옷, 구명조끼, 음료수, 빵 등도 발견됐다. 보트는 선체 일련번호가 없었고 엔진이 국내에서 유통된 제품도 아니었다.

해경은 일단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해경 관계자는 “표류, 조난, 밀입국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가격이 다소 비싼 보트와 중국산 물품이 다수 발견된 점을 고려해 중국인들이 밀입국한 것에 무게를 두고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밀입국#서해안#태안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