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기본’ 마스크 없이 예배… 남양주-구미 교회 감염 속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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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도읍 목사-가족 등 6명 확진… 대구 고교생 교회서도 5명 추가
인근 시장 상인도 신도 접촉 감염… 상인 500명 전수 조사 나서
지정좌석제 등 방역원칙 잘 지켜… 추가 감염 막은 인천 교회와 대비

이슬람 라마단 끝… 축제 없이 거리두기 예배 24일 오전 대구이슬람성원 주차장에서 무슬림들이 주변 사람과의 거리를 유지하며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무슬림들은 라마단(이슬람 성월)이 끝나면 사원에 모여 예배와 축제를 열지만, 이날은 따로 음식을 준비하지 않고 예배를 마친 뒤 해산했다. 대구=뉴스1
이슬람 라마단 끝… 축제 없이 거리두기 예배 24일 오전 대구이슬람성원 주차장에서 무슬림들이 주변 사람과의 거리를 유지하며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무슬림들은 라마단(이슬람 성월)이 끝나면 사원에 모여 예배와 축제를 열지만, 이날은 따로 음식을 준비하지 않고 예배를 마친 뒤 해산했다. 대구=뉴스1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교인들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출석 교인이 수백 명에 달하는 인천 교회들에 확진자가 다녀갔으나 마스크, 거리 유지 등 기본 방역수칙을 준수해 추가 감염을 막았다.

24일 경기 남양주시에 따르면 22일 화도읍 화도우리교회 목사(57·여)의 남편(62)과 딸(35)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80대 교인도 같은 날 확진됐다. 목사의 가족은 19일부터 근육통과 인후통 등 코로나19 증상을 보였다. 이 교회와 관련해서 확진자는 모두 6명이 됐다. 20일 70대 교인이 가장 먼저 확진 판정을 받았고 목사와 다른 교인(72·여)이 추가 감염됐다.

화도우리교회는 구성원 7명인 작은 교회다. 지난달부터 예배에 참석하지 않는 교인 3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교인 모두 확진됐다. 목사와 교인들은 13일과 17일 예배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발열체크도 하지 않았다. 예배에 앞서 손 소독제만 사용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작은 교회의 특성상 좁은 공간에 밀착해 모여 추가 감염이 발생한 것 같다”며 “구체적인 감염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은혜감리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7명으로 늘었다. 등록 교인이 3000여 명으로 알려진 이 교회에서는 20일 30대 전도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도사는 18일부터 발열, 통증 등이 나타났다. 8일과 15일 열린 이 교회의 원어성경연구회에는 30대 전도사와 화도우리교회 목사와 교인 등이 참석했다. 연구회에 참석했던 다른 교인 3명도 추가 확진됐다. 방역당국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전도사와 화도우리교회 목사는 같은 장소에 있었지만 직접 대면하거나 대화를 나누지는 않고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유지했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대구농업마이스터고 3학년 형제와 관련해 22∼24일 모두 6명이 추가 감염됐다. 이 가운데 5명은 이들 형제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 부부와 교인이며 나머지 1명은 교회와 가까운 곳에 있는 시장의 상인이다. 이 교회의 한 교인이 확진 상인의 매장 인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교회 예배에는 이들 형제와 목사 부부, 40대 교인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예배에 참석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경북 구미시 관계자는 “교인들이 예배에서 대부분 마스크를 벗은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여성과 70대 여성 등 교인 2명은 바이러스 잠복기를 감안할 때 다른 예배에서 목사와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 구미시는 시장 상인 500여 명을 전수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대구농업마이스터고 3학년 학생은 19일 기숙사에 입소했다가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 22일에는 대학생 형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이들 형제의 감염이 이태원 클럽과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마스크 착용, 발열 체크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만 지켰어도 추가 감염을 막았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왔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다녀갔던 인천 팔복교회와 온사랑교회에선 교인 등 780명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두 교회는 교인들에게 마스크와 장갑을 의무적으로 착용하게 했고, 지정좌석제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남양주=이경진 lkj@donga.com / 구미=장영훈 / 홍석호 기자
#코로나19#교회 감염#기본 방역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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