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첫날, 전국 명소 곳곳 ‘북적’…거리두기 실종 우려도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30일 13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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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첫날이자 부처님오신날인 30일 전국 명소 곳곳은 나들이객으로 북적였다. 도심 속 명소들은 따뜻한 날씨를 만끽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 상춘객들로 붐볐으며, 기차역이나 공항에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쯤 서울 용산구 서울역은 어깨에 배낭을 메고, 한 손에 캐리어를 끌고 지나가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부산으로 간다는 장모씨(30)는 “오랜만에 긴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은 못가고, 아쉬운 대로 국내 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마스크를 잘 쓰고 다니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모씨(51)도 “주말에 드라이브 가는 것을 제외하고 여행이라고 부를 만한 건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다”며 “연휴도 길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도 줄어들고 있어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조용히 고향에 내려가 연휴를 보내려는 시민들도 많았다.

광주가 고향인 조모씨(33)는 “중간에 연차도 사용해서 쉬는 날이 꽤 길어졌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디 여행을 가기도 찝찝해서 고향에 내려가기로 했다”며 “집에서 쉬면서 잠시 밖에 나가는 정도로 이번 연휴를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열차 플랫폼에서 만난 A씨(39) 역시 “고향이 대전이라서 연휴를 이용해 내려가려고 한다”며 “친구들과 여행 계획도 세웠지만, 결국 마지막에 취소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역시 여행객들도 이른 시간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다. 국내선 주차장은 여행객들로 가득찼으며, 공항 내부도 혼잡했다.

낮 기온이 20도까지 오른 부산도 봄 햇살을 만끽하기 위한 나들이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부산시민공원에 나온 시민들은 잔디광장 파라솔 밑에 돗자리를 펴고 준비해온 음식을 먹는 등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10세 아들과 원반 던지기에 나선 최모씨(35)는 “날씨도 많이 풀리고 아이들도 갑갑해 하길래 코로나를 최대한 피할 수 있는 공원으로 왔다”며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얼른 코로나가 종식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연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제주도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3만6000여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했다.

낮 최고 기온이 24도까지 올라가면서 초여름 날씨를 보이는 터라 제주의 바다는 이미 여름 휴가 기간의 모습을 방불케 했다.

반팔과 반바지를 입은 관광객은 물론, 어린아이들은 수영복을 챙겨 입고 발 담그기에 여념이 없었다. 다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관광객들을 자주 볼 수 있었던 점은 아쉬웠다.

협재해수욕장 입구 부근에 걸린 ‘배려하는 착한여행, 마스크 착용부터’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무색해지는 풍경이었다.

경기도에서 제주로 여행 온 박모씨(25)는 “황금연휴 기간에 마스크를 꼭 착용해달라는 기사를 여러 번 보고 내려와서 관광지 어딜 가든 마스크를 다들 쓸 줄 알았는데 당황스럽다”며 “다들 더워서 그런지, 야외라 방심해서 그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부처님오신날 법요식 등 행사를 모두 취소한 대전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행사는 취소됐지만, 주요 사찰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충남 공주시 동학사에는 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법회가 오전에만 한차례 진행되는 만큼 수백 명의 불자들이 한꺼번에 법당 안을 빼곡히 채웠다.

이날 계룡산 국립공원에도 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맞아 수많은 인파가 모였다.

국립공원 측은 입구에서부터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을 점검하고 있었지만, 안으로 들어선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은 모습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서울 도심에서 연휴를 즐기는 시민들도 많았다. 특히 부처님오신날을 맞은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는 ‘부처님오신날 봉축 및 코로나19 극복과 치유’ 행사가 열려 신자들, 관광객 등으로 가득했다.

마스크를 쓴 채 법당 앞에서 줄을 서 있던 오모씨(68)는 “그동안 절에도 자주 못왔는데 부처님오신날이라서 나오게 됐다”며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서 오래 있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역시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과 가족단위 관광객들도 가득찼다. 상점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길게 선 풍경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연인과 함께 인사동을 방문했다는 안모씨(22)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그간 데이트를 하기 힘들었는데, 최근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어 모처럼 나왔다”며 “노래방이나 PC방 같은 실내 시설은 아직 위험해서 걸을 수 있는 야외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전국종합=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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