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예배 강행한 대형교회…주민들 “예배 중단해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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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22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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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에서 성도들이 차량을 타고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에서 성도들이 차량을 타고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 News1
22일 일요일, 정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일부 대형교회가 현장 예배를 강행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와 지자체는 현장 점검에 나섰고 주민들은 집회 형식의 예배를 중단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수궁동 주민방역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 앞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 예배를 멈춰달라’며 집회 형식으로 개최되는 예배를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인근 주민들로 꾸려진 대책위는 ‘무증상 감염, 나도 모르게 감염원이 될 수 있다’, ‘방역만으로 막을 수 없다. 영상예배로 전환하라!’, ‘집단감염 한순간, 차단만이 살 길’ 등이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집회형식의 예배는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성남 은혜의 강 교회, 부천 생명수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최근 정부와 지자체는 교회 예배를 통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예배 자제를 권고해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1일 대국민담화에서 코로나19의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에 대해 앞으로 보름동안 운영을 중단할 것을 강력 권고했다.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를 겪은 구로구는 지난 20일 연세중앙교회와 간담회를 가졌지만 결국 현장 예배를 막진 못했다. 연세중앙교회는 온라인 예배와 현장 예배를 병행 중이다.

주민들은 혹시 내가 사는 지역의 교회에서도 집단감염 사태가 나오진 않을지 우려를 전했다.

구로구에 따르면 연세중앙교회는 신도 수만 4만여명에 이르는 대형교회로, 평소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신도 수만 1만4000여명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신도 수는 교회 측에서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구로구는 3000~4000여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윤모씨(53)는 교회가 아무리 방역을 잘 한다고 해도 감염의 가능성을 아예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현장 예배 중단만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윤씨는 “이 동네에는 교회 교인들이 많이 살고 있어 특히 더 불안하다”며 “코로나19가 지나갈 때까지 당분간 현장 예배를 자제하고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세중앙교회는 방역차 등 장비를 동원해 시설 곳곳에 방역작업을 진행했다. 신도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예배 시 신도간의 거리를 2m 이상으로 유지하게 하는 등 전반적인 위생 수칙을 강화했다.

교회 측은 정부가 장려하는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고 코로나19 고위험군에 대해 온라인 예배를 권고하는 등 자체적인 예방안을 지키고 있다며 현장 예배를 진행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교회 관계자는 “신도들에게 온라인 예배에 참석해달라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현장 예배를 원하는 신도들이 워낙 많다. 예배를 드리러 오겠다는 신도들을 무작정 막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이날 구로구와 함께 합동 점검반을 편성해 현장점거에 나섰다. 경찰의 협조 하에 예배 상황을 들여다본 합동 점검반은 Δ입장 전 발열·기침·인후통 등 증상유무 확인 Δ마스크 착용 Δ손소독제 비치 Δ예배시 신도 간 2m 이상 거리 유지 Δ식사 제공 금지 등 7대 수칙이 잘 지켜졌는지 점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7대 수칙을 위반할 경우 행정고지를 통해 수칙을 지키도록 하고 앞으로도 서울시의 주요 대형교회 등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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