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비난·추측 난무…코로나19 동선 공개 부작용 속출

  • 뉴스1
  • 입력 2020년 2월 29일 0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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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이 공개되면서 확진자 비난 댓글이 이어지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청주지역 SNS에 게시된 확진자 비난 댓글.(페이스북 갈무리)
신종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이 공개되면서 확진자 비난 댓글이 이어지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청주지역 SNS에 게시된 확진자 비난 댓글.(페이스북 갈무리)
# 충북 청주에 사는 직장인 오모씨(37)는 최근 지역 기반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고 혀를 내둘렀다. 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이 공개된 뒤 확진자를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댓글이 수십 개에 달했기 때문이다. 오씨는 “확진자가 감염 사실을 숨긴 것도 아닌데 단순히 몇몇 곳을 방문했다는 이유로 비난하고 인신공격까지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확진자도 자신의 동선을 밝히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면서 확진자에 대한 비난과 조롱이 줄을 잇는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런 행위는 확진자나 의심증세자를 위축시켜 정확한 정보 확인을 어렵게 하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충북도와 청주시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각 지자체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고 있다.

이는 접촉 의심자 확인 등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법령상 정해진 사항이다.

현행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 건강에 위해한 감염병 확산 시 환자의 이동 경로, 수단 등 예방을 위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문제는 바이러스 잠복 기간 확진자의 모든 동선을 공개하면서 이를 본 뒤 비난과 과도한 추측이 난무한다는 점이다.

실제 확진자 동선 인터넷 뉴스 댓글과 SNS 등지에는 ‘왜 밖을 다녔는지 모르겠다’, ‘아프다며 밖은 왜 나갔느냐’는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확진자 동선을 두고 확인되지 않은 추측을 사실처럼 여기면서 조롱하는 글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일부 확진자는 보건당국에 피해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면서 인터넷 등에 확진자를 비난하는 글이나 댓글이 올라오고 있고, 확진자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일부 확진자는 지역에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행위는 확진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확진자의 심리를 위축시켜 역학조사 등 감염병 관리 업무에도 지장을 준다”며 “무분별하게 확진자를 비난하는 행동을 중단해 달라”고 강조했다.

(청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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