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60대 여성 8번째 확진… 1차 ‘음성’뒤 식당-대형마트 들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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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非수도권-젊은층으로 확산
1월 31일 확진 3명이 2, 3차 감염
20, 30대 환자도 3명 발생
전파 속도-지역 심상치 않아… “지역사회 감염 방역 서둘러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2차 감염이 확인된 지 하루 만에 3차 감염까지 나오면서 “3, 4차는 시간문제”라던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검역 속도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지역’과 ‘대상’에 대한 불안감까지 커지는 상황이다. 수도권에 머무르던 바이러스가 전북까지 번졌고 그동안 확진 환자가 주로 50대 남성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20, 30대 젊은 환자와 여성도 나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누구든, 어디든 ‘감염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자신할 수 없다는 점에서 확진자 증가 추이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 1, 1, 1, 1, 3, 4… 급증하는 감염

첫 확진 사례가 확인된 지난달 20일 이후 29일까지 2, 3일에 1명꼴로 나왔던 확진 환자는 30일 한꺼번에 3명이 나온 데 이어 31일 4명이 무더기로 나왔다. 7번 환자의 경우 30일 오후 늦게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질병관리본부(질본)가 확진 사실을 공개한 시점은 31일이다.

31일 공개된 5명 중 3명은 모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가지 않은 2, 3차 감염자다. 지역 내 감염 우려가 점점 커진다는 이야기다.

6번 환자(55)의 아내(10번 환자)와 아들(11번 환자)은 국내 첫 3차 감염 환자가 됐다. 6번 환자는 ‘슈퍼 전파자’ 우려를 낳았던 3번 환자의 친구로 22일 저녁식사를 함께하면서 옮은 것으로 추정된다. 우한에 다녀온 다섯 번째 환자(33)의 지인은 2차 감염자(9번 환자)로 확인됐다.

○ 수도권 넘어선 바이러스

이날 역학조사를 마치고 8번째 환자로 추가된 62세 여성은 전북 군산에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나온 첫 확진 환자 사례다. 지금까지 수도권에 비해 지방은 상대적으로 우한 폐렴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겨졌지만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돌연 확진자가 나온 만큼 어디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이 여성은 23일 우한에서 칭다오를 거쳐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후 25일 오후 군산으로 출발해 오후 6시 집에 도착했다. 입국한 뒤 군산으로 돌아가기까지 이틀 사이에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등 수도권에서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증상을 느껴 오후 2시 군산의 한 내과에서 진료를 받았고 28일 오후 2시 군산의료원에서 바이러스 검사를 했지만 음성 판정을 받아 집으로 돌아갔다. 이튿날 여성은 군산시 문화동에서 점심식사를 했고 오후 4시까지 이마트 군산점에서 쇼핑을 했다. 국가지정격리병상인 원광대병원에 입원해 격리치료를 받기 전까지 수도권과 군산을 광범위하게 활보한 것이다.

○ 나이도 성별도 확대

환자들의 성별과 연령층도 확대됐다. 29일까지 환자 대부분이 50대 남자였던 데 비해 이날 새롭게 추가된 7번 환자(28)를 비롯해 5번 환자와 11번 환자는 20, 30대 젊은 환자들이었다. 바이러스가 젊은층까지 확산됐다는 것은 그만큼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젊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활동량이 많고 중장년층에 비해 더 많은 사람을 만나는 만큼 확산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 발생 지역과 연령층이 넓어지면서 방역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내과학 교수는 “이제 추적하기도, 격리하기도 힘든 환자들이 나온다는 뜻”이라며 “지금까지 방역이 국내 유입 차단에 힘쓴 것이었다면 이제 지역사회 감염 조짐이 있는지 확인하는 감시체계를 제대로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우한 폐렴#코로나 바이러스#확진 환자#3차 감염#지역사회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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