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감독관이 수험생에 “마음에 든다” 문자…法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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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20일 12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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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중에 수험생 응시원서 개인정보를 보고 사적으로 연락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감독관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시 수능 감독관 A 씨(31)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1월15일 수능 시험 당시 고사장을 감독하면서 응시원서에 적힌 성명, 연락처 등의 개인정보를 파악해 수험생 B 씨에게 “마음에 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A 씨가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로서 이를 제공받은 목적 외 용도로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의 행위가 부적절했다고 보면서도 수능 감독관은 ‘개인정보취급자’에 불과해 개인정보보호법 따라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개인정보처리자는 교육부 또는 지방교육청으로 봐야 한다”면서 “수능 감독관으로 차출된 A 씨는 수험생의 동일성 확인 등 수능 감독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개인정보취급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정보취급자에 대한 금지행위는 개인정보를 ‘누설 및 제공하는 행위’, ‘훼손·변경·위조 또는 유출 행위’를 규정하고 있을 뿐”이라며 “이 사건에서 해당하는 ‘이용’에 관해서는 별도로 규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부적절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그같은 사정만으로 처벌규정을 A 씨에게 적용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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