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춘재, 자백한 살인 14건·성범죄 30여건 보다 많은 범죄 저질렀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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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8일 1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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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MBC 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의 모습을 공개하고 있다. (MBC캡쳐) 2019.9.25/뉴스1
25일 오후 MBC 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의 모습을 공개하고 있다. (MBC캡쳐) 2019.9.25/뉴스1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이춘재 씨(56)가 살인 14건과 강간·강간미수 성범죄 30여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했지만, 경찰은 이 씨의 범행이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고 미제사건들을 모두 살펴보고 있다.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8일 오전 9시 30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전날까지 모두 13차례에 걸쳐 이 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했다.

배 청장은 “이 씨가 그동안 살인사건 14건과 성범죄 30여 건을 저질렀다고 말했는데 저희는 이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기 수원권, 충북 청주권의 미제 살인사건을 모두 보고 있다”며 “용의자가 진술하지 않은 범죄가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진술한 범죄가 이 씨의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화성연쇄살인사건 총 10건 가운데 8차 사건은 당초 모방범죄로 분류됐다가 최근 이 씨가 자신이 저지른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당시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 양(당시 13세)의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처벌을 받은 윤모 씨(당시 22세)는 이 씨 자백에 따라 최근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했다. 윤 씨는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20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다 2009년 가석방된 뒤 충북 청주에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윤 씨와 이 씨는 모두 박 양의 집과 매우 가까운 곳에 살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씨는 박 양과 한 집 건너 이웃에 살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 씨는 자백 당시 이러한 내용을 언급하며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당시 이 씨는 8차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경찰 조사 선상에 올랐지만, 현장에서 나온 혈액형이 B형이라는 이유로 윤 씨가 범인으로 지목됐다. 이 씨의 혈액형은 O형이다. 또한 경찰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대다수 야외에서 벌어진 것과 달리 8차사건만 실내에서 벌어졌다는 점 때문에 그동안의 사건과 유사사건으로 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이 씨의 자백에 대한 신빙성을 계속해서 조사하고 있다”며 “이 씨는 과거 6차사건 이후 유력한 용의자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8차사건 이후 2차례 더 조사를 받았지만 8차사건 이후에는 유력한 용의자로 꼽히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3차사건 증거물에 대한 DNA 분석을 의뢰하고 연일 이 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화성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충북 청주 자택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무기수로 복역 중이 씨는 현재까지 화성사건의 4, 5, 7, 9차사건 증거물에서 DNA가 나와 용의자로 특정돼 부산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상태로 조사받고 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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