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수학강사 “내신 100점 맞을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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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8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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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사진=뉴스1
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사진=뉴스1
‘숙명여고 정답 유출’ 사건 당사자인 쌍둥이 자매를 지도했던 학원 강사가 “(학습 태도를 볼 때) 100점을 받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이관용)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현 모 씨의 항소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엔 쌍둥이 딸을 1년간 지도했던 수학 학원 강사 박 모 씨가 현 씨 측 증인으로 참석했다.

박 씨는 ‘숙명여고는 학원 레벨테스트에서 상위레벨이 아니더라도 학원에서 알려준 방법대로 준비하고 시험을 치르면 충분히 100점이 가능하냐’는 변호인 질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씨는 “숙명여고 수학 내신문제는 은광여고, 단대부고 등 다른 강남 8학군에 비해 평이해서, 노력만 한다면 100점을 맞을 수 있다”며 “쌍둥이 역시 학원 수업에도 맨 앞자리에 앉아 열심히 수업을 들었고, 어느 순간부터 복습 테스트를 다 맞아 내신에서 충분히 100점을 맞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쌍둥이 자매가 수학 시험지에 풀이를 제대로 쓰지 않은 점을 근거로 아버지인 현 씨로부터 받은 정답을 외워 이들의 성적이 급상승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박 씨는 “(성적이 오른 이유는) 성실함이라고 생각한다. 성실함의 종류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씨는 법원이 문제 삼은 수학 문제를 직접 풀어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풀이를 제대로 쓰지 않고도 역추론이나 암산을 이용해 답을 맞추는 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이건 눈으로 푸는 문제다. 만일 (제가) 가르치는 학생이 풀이를 길게 썼다면 뭐 이렇게 풀이를 구질구질 썼냐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씨는 숙명여고에 재학 중이던 쌍둥이 자매에게 시험지와 답안을 유출해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쌍둥이 자매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지난달 23일에 열린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함나얀 동아닷컴 기자 nayamy9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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