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수몰사고 수색 10시간 실종자 못찾아…“배수뒤 재개”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31일 2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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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저녁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근로자 3명이 고립된 사고가 발생한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날 새벽 지하 40m 저류시설 점검을 위해 내려갔다가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 한명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고 2명은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9.7.31/뉴스1 © News1
31일 저녁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근로자 3명이 고립된 사고가 발생한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날 새벽 지하 40m 저류시설 점검을 위해 내려갔다가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 한명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고 2명은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9.7.31/뉴스1 © News1
31일 오전 서울 목동에 위치한 신월 빗물펌프장 확충 공사장에서 지하 터널 내부 시설 점검을 위해 지하 40m 아래 터널로 투입된 인부 3명 중 한 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가운데, 소방 당국이 배수 작업을 먼저 마친 뒤 재수색을 벌이기로 했다.

서울 양천소방서 관계자는 이날 오후 이뤄진 브리핑에서 “현재 배수작업을 위해 구조대원이 철수한 상태”라며 “수심이 1m까지 내려가면 다시 투입해 구조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8시37분쯤 최초 구조대원을 투입한 뒤 오후 내내 10여시간 동안 구조 작업을 벌였지만 실종자 2명은 찾지 못한 상태다. 오전 잠수 요원이 투입된 뒤 오후에는 ‘소나’ 장비까지 투입됐지만 실종자를 찾지 못해 물부터 빼내기로 한 것이다.

양천소방서 관계자는 “배수작업을 하는 동시에 구조대원이 들어가면 감전위험이 있다”며 “수중펌프를 먼저 투입해 수심이 1m 이하로 내려가면 다시 투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오후 7시 기준 수심은 3m 정도로, 배수작업은 1시간에 약 40cm씩 소요될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이날 오전 8시24분쯤 목동 안양천 인근 빗물저류배수시설 공사장에서 인부 3명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협력업체 소속 구모씨(65)는 오전 10시쯤 발견돼 10시26분쯤에 병원에 이송됐지만 11시2분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건설 소속 30대 남성 안모 대리와 협력업체 소속 미얀마 국적의 20대 남성은 아직 구조되지 않은 상태다.

이날 오후 이뤄진 서울시와 현대건설 측의 합동 브리핑에 따르면 사망한 구모씨와 미얀마 국적의 20대 남성은 오전 7시10분쯤 일상적인 점검을 위해 먼저 터널에 들어갔다. 시설 점검은 매일 아침 한 번씩 일상적으로 진행돼 왔고 통상 30~40분의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오전 7시30분쯤 서울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됐고 수문을 관리하는 양천구 측에서는 7시38분 현대건설에 수문 개방 수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통보했다. 현대건설 기계팀 담당자는 급하게 제어실로 이동했지만 제어 비밀번호 등을 확인하는 동안 이미 수문이 개방됐다.

수문은 오전 7시40분쯤 이미 개방됐지만, 실종된 현대건설 소속 안모 대리는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7시50분 터널로 직접 내려갔다. 터널 깊이가 40m가 넘어 평소에도 터널에 투입된 인부와 연락을 취하려면 직접 들어가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마지막 수문 개방 시운전 당시만 해도 유입수가 3.6㎞를 가로질러 터널 끝에 도달하는 데까지 49분이 걸렸지만, 이날 열린 수문으로 쏟아져 내려온 빗물은 23분만에 터널 끝에 도달했다. 안모 대리가 7시10분에 투입된 인부 2명을 불러 다시 나오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사고지점은 서울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확충 공사장으로, 이곳은 6월말까지 공사를 마친 뒤 7월부터 시운전을 진행 중이었다. 정식 준공은 내년 1월로 예정돼 있었으며, 시공사는 현대건설, 발주처는 서울시 도시기반본부다.

그러나 이날 아침 서울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예상치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초입부분과 중간부분 등에 연결된 수직구 2개가 열리면서 빗물이 들이닥친 것이다.

이 수직구는 설계상으로 빗물이 70% 이상 차면 자동으로 열리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시운전 중에는 매일 이 수치에 변화를 주면서 정상 가동을 시험해왔고, 이날은 50%가 되면 열리는 것으로 설정됐다. 이러한 수치는 서울시 관계자와 양천구청 관계자, 현대건설 관계자가 모두 포함된 카톡방에 공유도 됐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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