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맞은 광한루에서 한여름 밤의 추억 만드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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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글씨 퍼포먼스-아이돌 공연 등 8월 2일부터 사흘간 다양한 행사
‘남원 막걸리 축제’도 눈길

전북 남원시 광한루가 올해로 건립 600년을 맞았다. 남원시는 다음 달 2일부터 4일까지 광한루 600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연다. 남원시 제공
전북 남원시 광한루가 올해로 건립 600년을 맞았다. 남원시는 다음 달 2일부터 4일까지 광한루 600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연다. 남원시 제공
‘옥황상제가 사는 궁전’, ‘하늘과 땅에서 가장 아름답고 빼어난 누각’. 전북 남원시 천거동에 있는 광한루(廣寒樓)에 붙은 별칭이다. 충녕대군의 왕세자 책봉에 반대하다 남원으로 유배를 온 명재상 황희(1363∼1452)에 의해 1419년 지어졌다.

조선 초기 대표 유학자이면서 1444년 당시 전라감사였던 정인지(1396∼1478)는 이 누각에 올라 “달나라에 있는 궁전 ‘광한청허부(廣寒淸虛府)’가 바로 이곳이 아닌가”라고 감탄했다고 전해진다.

광한루가 올해로 건립 600년을 맞았다. 남원시는 이를 기념하는 행사와 학술대회, 축하공연을 다음 달 2일부터 4일까지 광한루원과 차없는거리에서 연다.

광한루는 보물 제281호로 밀양의 영남루(嶺南樓), 진주의 촉석루(矗石樓), 평양의 부벽루(浮碧樓)와 함께 조선의 4대 누각으로 꼽힌다. 역사·문화·건축학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남원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기울어짐을 막기 위해 돌로 쌓아올린 광한루 북쪽의 층층다리는 누각에 현관을 설치하는 시초가 됐다.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을 그린 춘향전의 무대이면서 판소리 춘향가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600년을 이어온 건축물이지만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1597년 정유재란 때 불에 타 1638년 재건됐다. 일제강점기에는 재판소와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남원시는 우리 역사의 희로애락을 품은 광한루 600년을 대대적으로 알리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기념식은 광한루원에서 3일 열린다. 앞으로 1000년을 이어갈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기념식수, 성주굿, 연혁·편액(扁額) 낭독, 비나리 공연이 펼쳐진다.

광한루의 국보 승격을 위한 ‘광한루 600년 학술대회’를 비롯해 10년 뒤에 볼 수 있는 사랑의 편지 타임캡슐 이벤트, 사랑의 600년 타북행사, 축하공연이 이어진다.

사랑의 편지는 남원시민과 관광객 600명에게서 받은 편지를 밀봉한 뒤 10년 뒤에 작성자에게 발송하는 이벤트다. 현장 접수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이 밖에 광한루 앞 차없는거리에서는 남북 정상회담 표지석을 쓴 효봉 여태명 작가의 붓글씨 퍼포먼스와 인기 아이돌 그룹 등이 참여하는 축하공연, 불꽃놀이가 남원의 여름밤을 뜨겁게 달군다.

애주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신선한 남원막걸리와 안주거리가 가득한 ‘한여름 밤의 남원 막걸리 축제’도 2일 요천둔치에서 열린다. 이날 광한루에서는 정유재란 때 일본에 끌려간 남원 도공의 애환이 깃든 남원아리랑 ‘오늘이 오늘이소서’ 공연이 펼쳐진다.

남원시는 광한루 600년을 기념해 흥겨운 농악한마당·광한루 전통 소리청(∼10월)과 퓨전국악 공연(∼11월 7일), 광한루원의 밤풍경(∼9월 27일), 부모님 효도결혼식(∼8월 25일), 목판인쇄체험(∼12월) 등 연중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전북 남원시 광한루#국보 승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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