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 붙잡힌 정태수 아들, 수염 깎지 못한 모습…눈감고 ‘묵묵부답’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6월 22일 15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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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국외 도피생활을 하다가 붙잡혀 22일 국내로 송환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 씨(64)는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었다.

정한근 씨는 22일 오후1시23분쯤 검찰 수사관들에게 붙들린 채로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네이비 점퍼에 국방색 면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나온 정 씨는 캡모자에다 점퍼 모자까지 이중으로 뒤집어 쓰고 취재진 앞에 섰다.

정 씨는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으며 수염은 1~2일 가량 깎지 못한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아버지 정태수 회장은 어디있냐’, ‘수백억대 체납세금은 내실 생각이 있냐’는 등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눈을 감고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정씨를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로 이송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검 관계자는 “이르면 23일 오후2시에 수사경과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보그룹 등이 부도가 나자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 자금 약 322억원을 횡령하고 스위스로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수사를 받던 중인 1998년 6월 외국으로 나가 21년간 도피 생활을 해왔다.

철저한 신분 세탁을 통해 캐나다, 미국, 에콰도르 등지에서 살아온 정 씨의 꼬리는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검찰은 파나마에서부터 국제공조를 통해 신병을 확보했다. 이후 정 씨는 브라질, 두바이를 경유했다. 검찰은 두바이에서 국적기에 오르자마자 구속영장을 집행, 이날 한국으로 송환했다.

생존해 있다면 올해 96세의 고령인 정태수 전 회장의 생사는 알수 없는 상태다. 정 전 회장은 특경가법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 중이던 2007년 돌연 출국해 자취를 감춰 12년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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