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기다리며 보낸 세월”…김혜수, 6·25 참전용사 아내 편지 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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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6일 1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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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사진=KTV국민방송
김혜수. 사진=KTV국민방송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배우 김혜수가 6·25 전사자 유족의 편지를 대신 낭독했다.

김혜수는 6일 오전 국립서울현청원에서 거행된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6·25 전사자의 배우자인 김차희 여사(93)의 편지 ‘당신을 기다리며 보낸 세월’을 대신 낭독했다.

김차희 여사의 남편인 고(故) 성복환 일병은 1950년 8월 10일 학도병으로 입대해 1950년 10월 13일 백천지구 전투 중 전사했다. 현재까지 유해는 수습되지 못했다.

검은색 의상을 입고 무대에 선 김혜수는 “오늘 이 자리에는 6·25 전장으로 떠난 후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故 성복환 전사자님의 아내 김차희 할머니께서 와 계신다”고 말했다.

김혜수는 “김차희 할머니께 이곳 서울 현충원은 할아버지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며 “이 편지를 듣고 계실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할머니를 대신해 오랜 그리움만큼이나 간절한 소망을 전하고자 한다”며 편지를 낭독했다.

김혜수는 “내게 남겨진 것은 당신의 사진 한 장뿐이다. 뒤돌아보면 그 가혹한 세월을 어떻게 살아왔는지”라며 “이제 구순이 넘은 나이…평생을 기다림으로, 홀로 살았지만 나 떠난 후 제사를 못 지내주는 것에 마음 아파 큰댁 막내 조카에게 이야기를 꺼냈더니 조카가 허락해 주어 작년부터 당신의 제사를 올려주게 되었는데, 그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김차희 여사의 말을 대신 전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소망이 있다면 당신의 유해가 발굴되어 국립묘지에 함께 묻히고 싶은 것뿐“이라며 “내게 남겨진 것은 젊은 시절 당신의 증명사진 하나뿐인데, 그 사진을 품고 가면 구순이 훌쩍 넘은 내 모습 보고 당신이 놀라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난 아직도 당신을 만날 날만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는 국가유공자 및 유족, 각계대표, 시민, 학생 등 1만여 명이 참석했다. 유해가 해외에 안장돼 있다가 최근 국내로 봉환된 전사자를 포함한 6·25 전사자 유가족들도 주빈들과 함께 식장에 입장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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