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법인분할’ 통과…“노사 신뢰구축 전력” VS “원천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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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31일 14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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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주주총회가 열리는 31일 오전 현대중 노조와 사측이 울산 한마음회관에서 대치하고 있다. 2019.5.31/뉴스1 ⓒ News1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주주총회가 열리는 31일 오전 현대중 노조와 사측이 울산 한마음회관에서 대치하고 있다. 2019.5.31/뉴스1 ⓒ News1
현대중공업은 31일 노조의 반발 속에 주총장을 급히 변경해 법인분할(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측 관계자는 “주총에서 물적분할이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 노사 간 신뢰구축에 전력을 기울여 빠른 시일 내에 회사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중대한 절차 위법인 주총은 원천무효”라며 반발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노조 측이 점거농성을 벌인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이 아닌 남구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 ▲사내이사 선임 등 총 2개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분할계획서가 승인됨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 2개 회사로 분할된다. 분할 등기일은 다음달 3일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한영석 사장은 “물적분할은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을 통해 현대중공업의 역량과 가치를 최대한 올리고 재도약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이를 통해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 주주가치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분할 이후 한국조선해양이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면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을 출자하고 대신 한국조선해양의 주식을 취득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의 조선 계열사를 자회사로 두게 된다.

기존 현대중공업 주식은 한국조선해양으로 이름이 바뀐다. 거래 중지 없이 정상적인 거래가 가능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고용 안정, 단협 승계 등 임직원과 약속한 부분들에 대해서도 그대로 이행해 나가겠다”며 “지역 사회에도 물적분할 과정에서 빚어진 일부의 오해가 불식될 수 있도록 회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 울산을 대표하는 기업의 위상을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주주총회는 모든 주주들에게 참석 및 자유로운 의견 표명의 기회가 보장되어야만 유효한 개최로 인정할 수 있다”며 “주주들의 자유로운 참석조차 보장되지 못한 주주총회는 결코 적법하다고 볼 수 없고, 통과된 안건 역시 무효”라고 주장했다.

현대차 노조도 “현대중공업의 법인분할 기습 승인은 현대중 노동자의 생존권, 동구지역과 울산시민들의 염원을 무시한 처사”라며 “총파업 비상대기 지침은 해제하지만 주총 무효화를 위해 현대중 노조와 연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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