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인터불고호텔 50대 방화범 “환각상태서 불 질렀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16일 13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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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3일 전 교도소 동기로부터 마약받아 먹고 방화
20여년 전부터 과대망상 정신질환도 앓아

대구 인터불고호텔 별관에 불을 지른 50대 남성은 환청과 환시, 마약 등으로 인한 환각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인터불고호텔 별관에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상)로 A(55)씨를 검거,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5일 오전 9시24분께 수성구 인터불고호텔 별관 휴게실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환청·환시 및 범행 3일 전 필로폰을 투약하는 등 환각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과대망상 등으로 인해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찰이 실시한 소변 간이검사에서 마약 양성반응이 나왔다.

A씨는 범행 당일 오전 5시께 “누군가 너를 죽이려고 따라온다”는 환청을 듣고 동대구IC 부근의 주유소에서 휘발유 20ℓ짜리 8통을 샀다.
이후 A씨는 “인터불고 호텔로 가라”는 환청을 듣고 호텔로 이동한 뒤 휘발유 8통 중 6통을 범행에 사용했다.

A씨는 경찰에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는 손을 자르기 위해 평소 소지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진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이달까지 총 48차례 호텔에 투숙했다.

특히 경찰이 확보한 호텔 폐쇄회로(CC)TV 에는 A씨가 별관 1층 바닥에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지르다 손에 불이 붙어 달아나는 모습이 찍혔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의 손 등에 2도 화상을 입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마약관련 범죄 전력이 있다”며 “A씨는 지난 11일 길에서 우연히 만난 교도소 동기로부터 마약을 받아 마셨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20여년 전부터 정신질환을 앓아왔다”며 “과거 정신병력으로 인해 저지른 범죄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불이 난 인터불고호텔 별관은 지상 6층, 지하 1층짜리 건물이다. 총 115개의 객실이 있다.

화재 당시 24개 객실에 투숙객 41명이 있었다. 화재 사고로 인해 투숙객 등 37명이 연기흡입 등의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 26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다.

【대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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