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MB 넘어 양승태까지…‘적폐청산’ 재판 3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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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7일 0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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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2년] 국정농단 재판 이어…사법부 적폐청산 ‘스타트’
‘양승태 대법원’ 핵심 재판 속속 진행…방어권 적극 행사 중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아주 심각한 반헌법적인 것이고, 헌법 파괴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타협하기가 쉽지 않은 것.” (문재인 대통령, 지난 2일 사회 원로들과의 오찬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적폐 청산’이라는 사회적 요구를 업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오는 10일로 집권 2년 차를 맞는다. 문 대통령이 국정농단·사법농단에 대한 진상규명 및 청산을 최근에도 재차 강조한 가운데, 법원에서는 적폐청산 ‘3라운드’ 재판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등 국정농단 핵심 인물들에 이어 과거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전직 국가정보원장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판까지 넘어서 이제는 ‘양승태 대법원’ 당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계자들이 피고인석에 서는 상황이다.

반년 이상 이어진 검찰 수사 끝에 시작된 사법농단 재판은 지난해 12월 양승태 대법원의 ‘행동대장’격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1심 첫 재판절차가 시작되면서 비로소 첫 걸음을 뗐다.

지난 3월에는 사법농단의 ‘정점’으로 불리는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그와 함께 기소된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재판이 시작됐다. 4월에는 사법농단에 연루돼 기소된 전·현직 판사 10명 중 한 명인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관이 첫 재판을 받았다.

하지만 재판 진행은 예상보다 지지부진하다. 피고인석에 선 ‘재판의 달인’들이 법률전문가로서 수십년간 익혀온 지식을 총동원해 검찰 수사 과정과 재판 진행의 적법성과 형사소송법의 위헌 여부 등을 하나하나 따지면서다.

임 전 차장은 정식 재판이 시작되기 전부터 형사소송법에서 보장하는 ‘피고인의 권리’를 하나하나 내세웠고, 방어권 보장이 어렵다고 항의하며 변호인단 일괄 사임 카드까지 내밀었다. 결국 정식 재판은 수개월만에 다시 열렸다.

임 전 차장 측이 200여명의 관련자 검찰 진술조서 내용에 부동의하면서 이들 모두에 대한 증인 신문도 진행 중이다. 그가 기소된지 5개월이 지나도록 재판이 사실상 초반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1심 판결은 커녕 구속 만기일(13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검찰은 임 전 차장 측이 의도적으로 재판을 지연하고 있다고 보고 추가 기소된 범죄 혐의에 대해 새 구속영장을 발부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임 전 차장의 재구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문기일은 8일 열린다.

양 전 원장의 재판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양 전 원장 측은 첫 재판부터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양 전 원장의 정식 재판 절차는 치열한 공방 속 5차례의 공판준비기일을 거쳐 내달이 돼서야 시작된다.

임 전 차장과 마찬가지로 증인 200여명을 법정으로 불러 신문해야 할 상황이라 구속 기간 내 1심 선고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연구관은 검찰 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형사소송법 312조와 검사의 피의자 출석 요구권을 규정한 200조에 대해서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했다. 제청이 받아들여지면 헌재의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상당 기간 재판이 중단된다.

이처럼 사법농단 피고인들의 재판 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앞서 진행되던 국정농단 재판은 최종 선고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달 23일 속행기일을 잡고 국정농단 핵심인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대한 사건에 대해 심리한다. 이에 따라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단은 빠르면 다음 달 중순께 나올 전망이다.

더불어 박 전 대통령의 마지막 사실심인 국가정보원장 특수활동비 수수 사건에 대한 항소심 재판도 이달 말 진행된다. 관련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은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비자금 횡령·뇌물수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도 핵심 증인에 대한 신문을 대부분 마치면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8일 오전에 열리는 공판에는 ‘집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김 전 기획관에 이어 오는 10일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에 대한 증인신문을 끝으로 신문 일정은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양측의 변론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피고인신문으로 2심 재판이 마무리 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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