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 구조손상 추정…선적국 사고 조사보고서 나와

한국선급 측의 조치 미흡사항들도 지적… 선급측은 “문제 없다”

지난 2017년 3월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 뉴스1

2017년 3월 남대서양에서 침몰해 22명이 실종된 스텔라데이지호의 사고 조사보고서가 처음으로 나왔다.

23일 한국선급에 따르면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적국인 마샬 아일랜드(Republic of the Marshall Islands:RMI, 이하 마샬)는 최근 공식 조사보고서를 국제해사기구(IMO)에 제출하고 인너텟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텔라데이지호의 사고 원인과 관련된 주요 사항들은 침몰한 선박이 심해 3800m에 위치하고 있기에 대부분 추정과 가정에 근거 하지만, 핵심은 2번 밸러스트탱크에서 시작된 침수가 다른 밸러스트탱크와 빈 공간(Voids), 화물창으로 급격히 진행하면서 생긴 구조손상이 침몰 원인으로 꼽았다.

이러한 구조손상은 재료 피로, 부식, 식별하기 어려운 구조 결함, 다량 화물 적재, 2017년 3월 29일에서 31일 사이 황천에 따른 외력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부터 기인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보고서는 산적화물선에 대한 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SOLAS)의 맹점을 지적했다.

용도변경된 초대형 광탄선은 구조상 선박의 좌·우현에 위치한 윙 탱크가 매우 커서 어느 한 쪽이 침수될 경우 침몰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짐에도 불구하고 협약에서는 이에 대한 추가 안전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관련 규정을 개정할 것을 국제해사기구에 권고했다.

한국선급과 관련해서는 2008년 스텔라데이지호의 개조 설계 검토 및 승인시 선박의 재료피로를 반영하지 않고, 1993년 건조 당시의 사양에 근거해 수행했고, 2011년 검사시 상당수의 결함을 발견하고 수리했으나 손상분석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2016년 마샬아일랜드와 체결한 업무대행협정에 따라 선박검사 시 발견한 중대 결함 등을 보고해야 하지만 누락됐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선급은 “재료피로에 관해서는 한국선급의 유한요소 검토규정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선진선급들의 연합체인 국제선급연합회(IACS)에서 통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방식”이라며 “특히 마샬아일랜드에서 용역을 받은 미국 기술컨설팅 회사는 스텔라데이지호의 용도변경 때 한국선급의 구조분석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1년 당시 선박을 검사한 검사원에 따르면 스텔라데이지호는 비슷한 연령대(당시 18년)의 선박에서 발견되는 통상적인 손상이었고, 적절한 수리를 완료해 추가 검사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결함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사와 수리가 진행됐고 선적국에 보고할 정도의 구조적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2017년 3월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에는 선장과 기관사, 항해사 등 한국인 8명과 필리핀인 16명이 타고 있었으며, 그 중 필리핀인 선원 2명만 구조됐다.

(부산·경남=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