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KBS 나사 풀렸다” 강원 산불 재난방송 강도 높게 질책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7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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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강원도 산불 피해 보도 때 재난방송 주관사 KBS의 늑장 특보와 거짓 중계 행태를 강도 높게 질책했다.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김석진 부위원장은 “KBS는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한 지 1시간10분이 지나 첫 특보를 했고, 중계차를 강릉에 두고 고성이라고 속이는 등 취재 윤리도 져버렸다”면서 “재난방송 내용도 불이 타오르는 기세 등 스케치에 치중해 ‘불구경 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따라 재난방송 주관사로 지정된 KBS의 뉴스특보는 산불이 처음 발생한 이후 3시간40분이 지난 4일 오후 10시53분쯤 이뤄졌다. 오후 11시5분에 다시 정규방송(‘오늘밤 김제동’)을 방영하다가 20분 뒤에야 재난방송 체제로 전환됐다.

김 부위원장은 “KBS보다 2시간 먼저 특보를 시작한 지역채널(영동방송) 등 다른 방송사들은 이미 특보 중이었지만 KBS는 빨리 재난방송을 내보내라는 시청자 재촉전화가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10분간만 특보를 한 뒤 다시 ‘오늘밤 김제동’을 방송했다”며 “재난방송 주관사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예산 지원도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KBS 기자 출신인 표철수 상임위원도 산불이 난 고성에서 80㎞ 떨어진 강릉에서 찍은 방송을 현장에서 찍은 것처럼 보도한 행태에 대해 “참담하다”고 말했다. 표 위원은 “(KBS가) 나사가 풀린 것도 도를 넘었다. 재난 주관방송사로서 느슨하고 무책임한 행태를 일삼는다면 소중한 수신료가 왜 투입돼야 하느냐”고 질타했다. 고삼석 상임위원도 “공영방송의 존재이유라 할 수 있는 국민들이 미흡하다고 평가하면 미흡한 것이지 다른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한편 방통위는 강원지역 산불 피해 주민에게 6개월간 수신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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