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의 아픔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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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군 조도면 주민 등 120명, 16일 5주기 추모제 개최
희생자들 안식 기원 풍등 날려

세월호 사고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목포 신항에는 인양된 세월호가 거치된 신항을 찾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추모객들이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의 사진을 보고 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세월호 사고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목포 신항에는 인양된 세월호가 거치된 신항을 찾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추모객들이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의 사진을 보고 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세월호 참사 희생자 수습과 선체 인양을 도운 전남 진도군 조도면 주민들이 사고 해역 인근 바닷가에서 5번째 추모제를 갖는다. 진도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년이 됐지만 아픔은 여전하다.

15일 진도군 조도면사무소에 따르면 조도 초중고교생과 주민 등 120명은 16일 오전 11시 나래마을 해안에서 세월호 5주기 추모제를 개최한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이 추모제에 참석해 추념사를 할 예정이다. 나래마을 해안은 세월호가 침몰했던 사고 해역이 보이는 곳이다. 학생들은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추모제에서 오카리나를 연주한 뒤 노란 유채꽃을 바다로 떠내려 보낸다. 또 세월호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는 노란 풍등 10개를 날린다.

조도면은 유인도 36개로 이뤄진 섬마을로 주민 수는 3097명이다. 가장 큰 섬인 조도(57km²)에 있는 중고교가 유일한 중등 교육기관이다. 조도 중고교생 59명 중 10명은 인근 섬에서 유학을 왔다. 조도고 학생대표 박태영 군(19·3학년)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추모제에 참여했지만 항상 4월이 되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조도 주민들도 학생들의 추모제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학부모 김대산 씨(50)는 학생들이 세월호 사고 해역을 찾을 때 도움을 주고 있다. 김 씨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사고 해역으로 어선을 몰고 갔다. 김 씨가 도착했을 때 세월호 선체는 기울어 해경이 접근을 막았고 일부 소형 선박만 구조 작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당시 어민들 사이에서는 선체 앞부분이 뾰족한 멸치잡이 어선으로 세월호 선실 강화유리창을 들이받아 깨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배가 더 빨리 침몰할 수 있다”는 지적에 포기했다. 김 씨는 “큰아들이 세월호에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과 같은 또래여서 가슴이 더 아팠다”며 “아직도 세월호 선실 유리창에서 붉은 구명조끼를 입은 채 구조를 기다리던 단원고 학생들의 모습이 꿈에 나와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있다”고 했다. 진도지역 중고교 연합학생회도 16일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행사를 주관한다.

조도 어민들의 세월호 아픔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조도는 연간 톳 4000t을 생산해 전국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산지다. 어민들은 세월호 침몰과 인양 과정에서 기름이 두 차례 유출돼 총 100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조광원 동거차도 동육마을 이장(63)은 “2차 유류피해 보상금이 예상보다 적게 지급돼 올 1월 이의신청을 했다가 포기했다”며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지척인 동·서거차도 주민 200여 명은 아직도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의 경제난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진도 소상공인들은 총 526건에 122억5400만 원을 대출받았다. 이 가운데 지난해까지 상환된 대출금은 170건 51억3700만 원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대출 상환율은 41%에 불과했다.

진도군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어민들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며 “진도에서 생산되는 품질 좋은 수산물이 많이 소비되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진도군#세월호#조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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