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 사막에 쏟아진 원유…“30년 지나 독성물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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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9일 15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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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공동연구진, ‘저널 오브 헤저더스 머티리얼즈’ 최신호에 실어

사진은 2014년 여수에서 발생한 원유유출사고 모습.(여수시청 제공) 2014.2.2/뉴스1
사진은 2014년 여수에서 발생한 원유유출사고 모습.(여수시청 제공) 2014.2.2/뉴스1
한미 공동 연구진이 1990년 걸프전 당시 쿠웨이트 사막에 쏟아진 원유가 약 30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독성물질로 변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결과는 쿠웨이트 외에도 원유 유출된 곳의 환경복구, 원유제거 등 필요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의 박문희·김영환 생의학오믹스연구부 박사팀은 김성환 경북대 화학과 교수·강구영 한국외대 환경학과 교수·허만회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 식물학과 교수 연구팀과 함께 걸프전 유출원유의 환경적 요인에 의한 성분변화를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1990년 8월2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미국·영국·프랑스 등 34개 다국적군이 이라크를 상대로 일으킨 ‘걸프전쟁’은 당시 연합군과 이라크군의 공방으로 쿠웨이트 사막에 송유관이 파괴되면서 엄청난 양의 원유가 유출됐다. 이후 30여년이 지났고, 이에 한미연구진이 환경 파괴가 이뤄졌는지 연구에 나섰다.

기초지원연과 경북대는 유출된 유류 성분의 동정과 성분들의 화학적 변화를 분석했다. 한국외대는 쿠웨이트 유정의 시료 채취를, 리버사이드대는 화학적 조성 결과의 통계적 분석을 맡았다. 성분분석은 기초지원연의 ‘이차원 가스크로마토그라피/고분해능 질량분석기’와 경북대의 ‘초고분해능질량분석기’가 활용돼 복잡한 성분의 원유 성분을 확인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쿠웨이트 버간 지역의 오염토양에서 깊이별로 채집된 시료를 분석해 사막의 높은 표면 온도로 인한 기화현상, 햇빛에 의한 광분해로 유출원유가 산화되면서 독성을 지닌 환경 오염물질 ‘분해산물’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또 해양 원유 유출 사고와 비교해서는 화학적 변화가 적은 것을 확인했다. 사막의 건조한 환경으로 인해 해양환경에 비해 미생물분해 등 다른 요인이 비비했던 것이다.

유출된 원유 뿐 아니라 풍화로 생긴 분해산물들 중에도 환경오염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어, 이들을 제거하고 환경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유출원유의 화학적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영환 박사는 “걸프전 유출원유 외에도 다양한 유출 원유 성분을 확인하여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할 계획”이라며 “환경 오염물질을 정확히 확인하고 이들의 변형 및 유해성을 예측할 수 있는 분석법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공학 분야 ‘저널 오브 헤저더스 머티리얼즈’ 최신호에 실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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