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만나 눈물 쏟은 청년단체 대표…무슨 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일 2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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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시민단체 간담회에 초청을 받은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 비정규직 청년들의 정규직화 문제를 언급하면서다. 그는 “정권이 바뀌고 청년들이 많은 기대를 했다”면서 “아직까지 정부가 청년문제를 인식하는 방식은 아직 단편적”이라고 꼬집었다.

엄 대표는 이어 “대통령께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인천공항을 방문하셨던 것도 기억하고 있다”며 청년 실업 문제에 대해 호소한 뒤 휴지로 눈물을 훔쳤다.

엄 대표의 발언을 듣던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청년 정책은 학업, 취업, 자기실현의 문제 등이 포괄적으로 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연명 대통령사회수석도 “청년정책을 맡고 있다. 앞으로 자주 소통하자”고 달랬다.

시민단체 대표 80명이 초청된 이날 간담회에선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간판 진보 단체들이 대거 참석해 재벌개혁, 사법개혁,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제재 면제 승인 등의 요구 등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이 소득주도성장 강화를 요구한데 대해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말은 상당히 세계적으로 족보가 있는 이야기”라며 “대체로 고용된 노동자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진 것은 틀림없는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소득주도성장이) 지금 성공하고 있냐 선을 긋듯이 말할 수는 없을지 모른다”면서도 “계속해 나가면서 노동에서 밀려나는 분들이 없도록, 또 그런 분들의 소득까지도 충분히 보장돼 소득 양극화가 해소되는 사회안전망까지 제대로 구축하는 데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간담회에 초청된 시민단체 중에는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연), 환경과 사람들, 여성단체협의회 등 보수성향 단체도 일부 포함됐다. 이갑산 범사연 상임공동대표는 “보수로서 ‘들러리 서지 말자’는 얘기도 있었지만 ‘하고 싶은 얘기를 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 참석하게 됐다”며 “(대통령이) 다름을 인정해야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합의와 국민통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제 보수나 진보 등 이념은 정말 필요 없는 시대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오로지 사회 발전이나 국가 발전을 위한 실용적인 사고, 이런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촛불혁명의 주역이었던 시민사회는 국정의 동반자이자 참여자”라며 “지금처럼 매서운 감시자이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동료가 되어 달라”고 했다.

문병기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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