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 위협에 경찰 호출… 11시간 무응답” 장자연 동료 윤지오 靑청원 24만명 동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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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 “출입문 고장 등 너무 불안”… 3차례 호출에 반응없자 글 올려
경찰 “원인 파악중… 거처 옮겨”

고 장자연 씨의 동료 배우 윤지오(본명 윤애영·32·사진) 씨가 신변 위협을 느껴 경찰에 세 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11시간 동안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폭로했다. 경찰은 윤 씨에게 새 장치를 지급하고, 다른 숙소를 제공하는 등 뒤늦게 후속 조치를 했다.

윤 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달 30일 오후 4시경 ‘안녕하세요, 증인 윤지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윤 씨는 “경찰이 지급한 위치추적장치 겸 비상호출 스마트 워치가 작동되지 않아 신고 후 9시간 39분이 경과할 때까지 아무런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무책임한 경찰의 모습에 깊은 절망과 실망감을 (느껴) 뭐라 말조차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윤 씨는 최근 숙소의 벽과 화장실 천장 쪽에서 의문의 기계음이 들리고 환풍구의 끈이 끊어져 있는 흔적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또 “전날(29일)에는 출입문 잠금장치가 갑자기 고장 나 잠기지 않아 수리를 했다”면서 “의심스럽고 불안한 심정으로 하루에 1시간조차 수면을 못 취한 날이 지속돼 비상호출을 누르게 됐다”고 적었다.

윤 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5시 55분경 세 차례 스마트 워치의 비상호출 버튼을 눌렀다. 비상호출이 작동하면 서울지방경찰청 112 상황실에 신고가 접수돼 관할 경찰서에서 곧장 출동하도록 돼 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는 것이다.

윤 씨가 글을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인 이날 오후 4시 57분경에야 담당 경찰관의 전화를 받았다. 윤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통화 장면을 공개했다. “왜 신고 접수가 되지 않았는지 확인해 보고 다시 전화하겠다”는 경찰관에게 윤 씨는 “저 이미 죽고 없겠네요. 지금 몇 시간 지났는지는 알고 계시나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윤 씨의 국민청원은 31일 오후 4시 30분 현재 23만9000여 명이 동의해 청와대 답변 충족 조건(20만 명 이상)을 넘겼다.

경찰은 스마트워치를 교체하고, 윤 씨의 숙소를 31일 오전 다른 곳으로 옮겼다. 경찰 관계자는 “담당 경찰관에게는 알림 문자메시지가 전달됐는데 ‘제때 확인하지 못해 연락을 못 했다’고 해 업무 소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했다. 또 “윤 씨가 묵었던 숙소도 외부에서 침입을 시도한 흔적이 있는지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에 거주하다가 최근 귀국해 검찰 과거사위원회에서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사건의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윤 씨는 지난달 14일부터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다. 윤 씨는 장 씨가 생전에 작성한 문건에서 특이한 성(姓)의 국회의원 등을 봤다고 증언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장자연#윤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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