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원대 선풍기가 400원? 값 잘못입력에 ‘광클릭’ 품절대란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27일 18시 14분


코멘트

‘린나이’ 상호걸린 쇼핑몰서 1700대 하루 만에 품절
알고보니 린나이 관계없는 일본 카모메 제품 “주문 취소”

27일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카모메 선풍기. 34만원에서 42만3000원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온라인 쇼핑몰 갈무리)© 뉴스1
27일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카모메 선풍기. 34만원에서 42만3000원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온라인 쇼핑몰 갈무리)© 뉴스1

40만원 상당의 일제 프리미엄 선풍기 수천대가 400원대 가격으로 풀렸다가 하루 만에 동나는 ‘품절 대란’이 벌어졌다. 린나이 상호를 걸고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한 유통업체의 ‘전산오류’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27일 생활가전업계에 따르면 가전제품 유통업체 A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린나이샵’은 지난 26일 계절가전 코너에 ‘카모메 선풍기’ 5종을 판매하면서 가격을 300~400원대로 입력했다.

‘카모메 선풍기’는 일본 도시샤사의 ‘카모메 팬’에 ‘BLDC모터’를 장착해, 바람세기를 ‘초미풍’부터 최대 17m까지 조절할 수 있는 공기순환기다. Δ초절전 Δ저소음 Δ아로마케이스 ΔLED 점등 Δ리모컨 기능까지 갖춰 고가 프리미엄 선풍기로 꼽힌다.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 34만원~42만원 상당에 판매되고 있다.

◇시가 1000분의 1 가격에…판매 하루 만에 1700대 ‘품절’

카모메 선풍기가 시중 가격의 무려 1000분의 1 수준으로 풀리자 소비자들은 너도나도 선풍기를 장바구니에 담으며 ‘사재기’를 시작했다. 심지어 배송비까지 무료여서 종류별로 10개 이상씩 구매한 소비자도 있었다.

직장인 B씨는 “40만원짜리 카모메 선풍기를 400원대에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린나이샵에 접속했더니, 실제로 선풍기 4종의 가격이 72원부터 423원으로 표시돼 있어 6개를 결제했다”며 “지인 중에는 수십 개를 결제한 사람도 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급기야 ‘린나이샵에서 파격 할인 이벤트를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쇼핑몰 URL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퍼지면서 카모메 선풍기 5종 1700대가 판매 시작 하루 만에 모두 품절됐다.

이튿날(27일) 오전에서야 사태를 파악한 A사는 린나이샵 쇼핑몰에 걸렸던 상품을 모두 내리고 결제 내역을 순차적으로 취소하는 중이다. A사는 결제취소 통보와 함께 “가격 오류로 발송이 불가하다”며 “향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사과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 결제 다했는데 ‘일방 취소’… 소비자들 “그런 게 어딨냐”

(독자제공)© 뉴스1
(독자제공)© 뉴스1
‘때아닌 횡재’를 했던 일부 소비자들은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법이 어딨느냐”며 항의하고 있다. 이미 결제까지 다 이뤄졌기 때문에 판매자가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현재 규정상 A사의 취소는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번 ‘선풍기 품절대란’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정리될 것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판매자가 계약 과정에서 중대한 과실을 저질렀다면 판매자가 책임을 감수해야 하지만 이번 사안은 단순한 ‘착오’로 보인다”며 “특히 40만원에 거래되는 선풍기가 400원으로 판매됐다면 합리적인 할인 폭을 넘어섰기 때문에 소비자도 충분히 ‘가격 오류’를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사는 쇼핑몰 운영 대행사인 B사가 제품 가격 등록 과정에서 ‘천원 단위(000)’를 누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다. 소비자 보상안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페널티를 감수하고 소비자들에게 사과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 린나이 “우리 회사와 관계없어요” 해명 진땀

불똥은 린나이로 튀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A사와 린나이는 현재 아무 관계가 없는 별개 법인이다. 하지만 사건이 A사가 운영 중인 ‘린나이샵’ 쇼핑몰에서 발생하면서 원망의 화살이 애꿎은 린나이로 향한 셈이다.

린나이와 A사의 입장을 종합하면, A사는 과거 린나이의 벤더사(중간 판매자)로 활동하면서 자체 쇼핑몰 ‘린나이샵’을 론칭했다. 하지만 현재는 관계를 끊고 독립적인 유통사로 영업 중이다.

A사 관계자는 “린나이와 A사는 현재 아무 관련이 없는 회사”라며 “쇼핑몰을 만들때 브랜드명을 ‘린나이샵’으로 정했는데, 이후 브랜드명을 함부로 바꿀수 없어 계속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문제가 됐던 ‘카모메 선풍기’도 린나이와 관련 없는 일본 제품이다. 카모메 선풍기는 일본 도시샤사가 개발한 공기순환장치다. 현재 ‘카모메코리아’가 국내유통을 맡고 있다.

린나이 관계자도 “카모메 선풍기와 A사 모두 린나이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소비자들이 불필요한 오해를 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