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사물인터넷 기반으로 화학사고 긴급 방재… 올 매출목표 작년의 2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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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울산 엔코아네트웍스

화학사고 대응기술 전문 회사인 울산 ㈜엔코아네트웍스 직원들이 최근 화학물질 방재 약품 개발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화학사고 대응기술 전문 회사인 울산 ㈜엔코아네트웍스 직원들이 최근 화학물질 방재 약품 개발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5명 사망에 주민 1200명 대피 vs 인명 피해 0명.’

2012년 경북 구미의 화학공장에서 발생한 유독 가스 누출 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반경 700m 이내의 숲이 초토화됐다. 반면 2년 뒤인 2014년 울산석유화학공단 내 한 화학회사에서 발생한 유독 가스 누출 사고 때는 인명 피해가 전혀 없었다.

울산에서 누출된 가스는 긴급 출동한 특수 제작 긴급 방재 차량이 5분 만에 모두 회수해 확산되지 않은 반면 구미 사고 때는 제때 회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울산 사고 당시 긴급 방재를 맡았던 회사는 울산 울주군 온양읍에 있는 ㈜엔코아네트웍스(대표 장상용)다.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화학사고 대응 기술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이 회사는 불산가스 누출 등 화학사고가 발생할 경우 긴급 출동할 수 있는 차량 6대를 보유하고 있다.

긴급 출동 차량은 누출된 화학물질에 따라 달리 사용된다. 1호차에는 누출된 액체 상태의 화학물질을 중화시키는 살수장치가 갖춰져 있다. 2호차는 고체 상태의 화학물질 처리를 위해 제작됐다. 일반 상용트럭에 진공흡입과 청소, 살수 장치를 장착했다. 3호차는 불산 등 유해 가스 물질 처리를 위해 특수 제작됐다. 일반 트럭에 3차원(3D) 자동흡입 후드 시스템 등을 갖춰 운전석에서 제어장치로 조작할 수 있다. 또 유해 화학물질의 대기 방출로 인한 2차 오염을 제어하기 위해 고효율 백필터 시스템을 장착했다. 백필터 시스템의 흡입 강도는 일반 불고기식당의 300배인 분당 150m³다. 4호차는 액체 상태로 누출된 화학물질을 회수하기 위한 것이다. 고진공 펌프와 사이클론, 백필터, 유압 시스템을 장착했다. 5호차는 화학물질로 오염된 배관과 설비 등을 세척할 수 있다. 6호차는 폐기물 처리용 안정화 장치가 갖춰져 있다.

이들 차량은 운전사가 유해물질 피해를 입는 것을 막는 ‘클린 에어 시스템’을 운전석에 갖췄다. 누출된 오염물질을 안전하게 포집해 처리할 수 있는 전 처리와 안정화 처리, 잔류 고상 및 액상 물질 처리, 화학물질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매립이나 소각, 수처리 등을 일괄적으로 할 수 있다. 차량 한 대 가격은 3억5000만∼6억5000만 원 선이다. 1, 5호차는 행정안전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경기도 주최로 14일부터 16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제4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에 전시될 예정이다.

엔코아네트웍스는 유독성 화학물질을 많이 취급하는 석유화학회사를 위한 유해 화학물질 통합관리 시스템(WCMS)을 상용화했다.

WCMS는 화학사고 발생 시 정확한 위치와 상황을 파악해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기능과 사고 현장에서 화학물질의 확산을 막는 통합 처리 시스템으로 구축된다. IoT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근거리무선통신(NFC) 등의 기술을 융합해 안전관리자의 메인 서버와 모바일 기기로 통합 전송돼 관리된다.

현장의 사고 처리는 최적화된 화학사고 대응 엔지니어링 기술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화학사고 대응 차량을 통해 이뤄진다. 9개의 국내외 특허와 5개 제품에 대한 상표를 등록해 놓고 있다.

이 회사의 화학사고 대응 기술은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엔코아네트웍스는 울산석유화학공단 등 유해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 대부분에 유해 화학물질 취급 컨설팅과 엔지니어링을 지원하고 있다. 올 초에는 베트남 호찌민 화학공장에 100만 달러 규모의 유해 화학물질 제거 장치를 수출했다.

이 회사는 이달 울산 남구 테크노산업단지에 건립 중인 신규 사옥 1동과 연구동 1, 2호동이 준공되면 WCMS를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내년 8월이면 창사 10주년이 된다.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두 배 정도 많은 100억 원으로 잡았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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