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공단 화재 참사’ 경비원이 경보기 꺼 피해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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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오작동 잦아 일단 껐다” 진술
경찰, 과실치사상 혐의 3명 입건

지난달 21일 근로자 9명이 숨진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 사고는 회사 경비원이 화재경보기와 연결된 복합수신기를 끄는 바람에 인명 피해가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방경찰청은 화재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도록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 등)로 세일전자 경비업체 소속 경비원 A 씨(57)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또 세일전자 안전담당자 B 씨(31)와 민간 소방시설관리업체 대표 C 씨(49)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3시 43분경 세일전자 공장 4층에서 불이 나면서 화재경보기가 울리자 경비실에 설치된 소방컨트롤시스템인 복합수신기를 껐다. 이 복합수신기를 끄면 화재경보기와 대피 안내방송 등이 모두 차단된다. A 씨는 경찰에서 “과거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하는 경우가 잦아 평소 경보기가 울리면 곧바로 복합수신기를 끄고 실제로 불이 났는지를 확인했다. 화재가 발생한 당일에도 같은 이유로 복합수신기를 껐다”고 진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종 현장 감정 결과 이번 화재의 발화점은 4층의 한 사무실 천장에서 전기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선이나 케이블이 누전되거나 끊어지며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남동공단 화재#경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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