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흥타령 춤축제장’ 음식부스, 일회용품 안 쓰고 위생 개선 호평
축제 앞둔 지자체들 방문 이어져
2018 천안흥타령 춤축제장에서 먹거리장터를 운영하는 천안시와 외식업지부, 운영위원회 관계자들이 15일 장터를 이용한 관광객들로부터 칭찬을 받자 기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비위생적, 일회용 용기, 바가지요금, 쓰레기, 똑같은 메뉴, 불친절….
과거 축제장 음식부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음식부스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과감하게 퇴출시키는 축제장이 늘어나고 있다.
16일 폐막한 제15회 충남 천안흥타령 춤축제장에서의 먹거리 코너는 이런 문제점을 상당 부분 개선해 방문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15일 오후 충남 천안삼거리공원 축제장 먹거리 장터. 천안시내에 있는 식당 중 엄선된 21개 부스에서 종업원들이 열심히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들은 군청색 티셔츠를 통일되게 입고 위생모와 위생마스크까지 착용해 한결 위생적으로 보였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임시 음식제공시설인데도 부스마다 식기세척기와 건조기가 설치돼 있었다는 점. 고기 굽는 장소에는 방문객들이 연기를 마시지 않도록 레인지후드까지 설치됐다. 뜨내기손님에게 바가지를 씌워 수익을 올리려고 하는 일부 축제장 음식부스와는 사뭇 달랐다.
먹거리장터자율운영위원회 신용섭 위원장(60)은 “입점업체 대표들이 ‘몇 가지만큼은 반드시 지켜 축제 위상을 높이자’고 결의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천안시와 한국외식업중앙회 천안시지부, 입점업체 대표 등이 수시로 모여 △일회용 사용하지 않기 △위생복 및 위생모, 투명마스크 착용 △합리적인 가격대 유지 △수시 위생 점검 등에 합의했다.
특히 일회용품을 쓰지 않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일반 가게처럼 식기세척기와 건조기까지 갖추려면 많은 인력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점업체들은 이를 기꺼이 수용했다. 먹거리 코너도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음식이면서 술을 팔지 않는 구역, 어른들이 선호하는 음식 위주로 술을 파는 구역을 나눠서 배치했다.
천안중앙시장에서 출발해 해외 지점까지 낸 M꽈배기 김대영 사장(58)은 “위생복과 앞치마는 10개를 준비해 매일 오전 오후로 갈아입는다”며 “깨끗하고 단정한 모습에 고객들도 호감을 갖고 매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천안시 나경애 식품안전과장은 “메뉴도 천안지역 향토음식인 병천순대, 올갱이빠금장국, 호두과자, 꽈배기 등을 세련되게 그릇에 담았고, 무엇보다 위생에 신경을 썼다”며 “우수하다는 소문이 나자 축제를 앞둔 주변 자치단체에서 현장방문과 문의가 잇따랐다”고 자랑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이홍기 천안시지부장은 “음식은 도시의 품격을 말하는 것으로, 흥타령 춤축제를 보기 위해 천안을 방문한 외지 관광객들에게 음식을 통한 천안시의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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