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전 경찰청장 “정치 관여 지시? NO…누구보다 정치적 중립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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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5일 09시 23분


조현오 전 경찰청장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공작’을 총지휘한 인물로 지목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사진)은 5일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 왔고 정치에 관여하라고 지시한 적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 전 청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도착해 이같이 말하며 “허위사실로 경찰을 비난하는 것을 적극 대응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작’이라는 게 은밀히 진행되는 것으로 아는데 저는 공식 절차로 지시했다. 그게 어떻게 공작이라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쌍용자동차 파업 강제진압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결코 수긍하지 않는다”며 “사실관계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이날 오전 조 전 청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조 전 청장은 2010∼2012년 경찰청장 재직 당시 경찰청 보안국과 정보국 등 각 조직을 동원해 온라인에서 정부에 우호적인 댓글을 달게 하는 등 사이버 여론대응 활동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경찰은 댓글공작 관여도가 높다고 여겨진 전 경찰청 보안국장 황모 씨·전 정보국장 김모 씨·전 정보심의관 정모 씨 등 전직 경찰 고위직 3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모두 기각했다.

조 전 청장은 또한 경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농성 대응 과정에서도 노동조합 비난 여론을 조성하고자 경기청 소속 경찰관들로 ‘인터넷 대응팀’을 꾸려 유사한 작업을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단은 이날 조사가 끝나면 내용을 검토한 뒤 조 전 청장의 신병처리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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