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단체장에게 듣는다]
“수도권매립지 토지 소유권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인천시 이관 문제를 분리할 수 있도록 4자 합의사항에 대한 재협상이 필요합니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을 둘러싼 현실적 방안을 찾지 못하고 정치 논리로 이용돼서는 안 되지요.”
환경부에서 잔뼈가 굵은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사진)은 자타가 공인하는 환경 전문가다. 그는 기술고시 출신으로 환경부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을 지냈다. 그는 선거 공약에서 “쓰레기 매립지 논란에 마침표를 찍고 ‘클린 서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환경부통인 이 구청장이 앞장서 수도권매립지 현안을 해결할 것”이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구청장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매립지의 무조건적인 사용 종료는 무책임하고 비현실적인 얘기”라며 “수도권 각 지역에서 5∼10년짜리 소규모 형태의 대체 매립지를 빨리 찾으면서 수도권매립지 유휴부지 활용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경부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3개 시도가 2015년에 맺었던 4자 합의사항의 맹점을 꼬집었다.
“매립지 소유권은 인천시가 갖고 오고,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를 인천시 산하 지방공사가 아닌 국가 산하로 두는 것이 최선입니다. 여의도 5.5배 크기의 매립지 유휴지는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모든 시설을 갖춘 문화공원으로 새롭게 조성해야 합니다.”
그는 시민 여론을 수렴해 수도권매립지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매년 쓰레기 처리 가산금이 700억∼800억 원이나 쌓이고 있는데, 배분 문제가 풀리지 않아 쓰지 못하고 있어요. 이 돈을 서구 환경 개선에 사용하도록 4자 합의에 못 박고 있는데 오염 피해를 받은 매립지 주변 주민과 청소년을 위해 일부 사용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이 구청장은 소소한 문화예술을 꽃피울 수 있는 거점 공간 확보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했던 고 이태석 신부를 후원하면서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었다”며 “나눔음악회를 통해 거둔 후원금으로 아프리카에 병원을 짓고 장학회도 운영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민간 문화 영역 활성화에 공공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이를 위한 상징적 의미로 청라국제도시 호수공원 주변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며 토크콘서트도 해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학창 시절 대학가요제에 출전했고 직장에서도 기타를 메고 화합의 무대를 이끌 정도의 노래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 구청장은 “구민 참여형 행정을 펼칠 것이고, 재능이 있다면 남과 함께하는 도구로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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