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교수 “강진 여고생 실종, 무슨 일 일어났다면 차량 내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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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6월 20일 09시 04분


사진=채널A
사진=채널A
지난 16일 전남 강진군에서 실종된 여고생 A 양(16·고1)의 행방이 닷새째 오리무중인 가운데, 범죄심리학 전문가는 수색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용의자가 개 농장을 했다는데, 만에 하나 우리가 걱정하는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용의자가 운영하던 사업체 주변 인근 지역도 (범행 장소)가능성이 완전히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색을 해야 하는 장소도 조금 다양한 방식을 적용해야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전남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A 양은 16일 오후 2시경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두절됐다. A 양은 실종 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친구에게 아버지의 친구 B 씨(51)가 소개해준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고 밝혔다.

딸 친구로부터 이 사실을 전해들은 A 양 가족은 딸과 연락이 두절된 당일 밤 B 씨 집을 찾아갔으나, A 양 가족이 초인종을 누르자 B 씨는 곧바로 뒷문으로 달아났다. B 씨는 다음날인 17일 오전 6시 17분께 집 근처 철도 공사 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A 양의 휴대전화는 실종 당일 오후 4시 30분께 집과 20여km 떨어진 도암면 야산에서 마지막으로 신호가 잡힌 뒤 꺼졌다. B 씨와 A 양이 직접 통화를 한 기록이나 만나는 모습이 찍힌 CCTV는 확보되지 않았지만 B 씨는 A 양이 집을 나설 당시 600여m 떨어진 곳으로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나타났다.

B 씨는 이어 도암면 방향으로 차를 몰고 이동해 2시간 넘게 머물렀고 이날 오후 다시 집으로 돌아와 세차도 했다.

경찰은 A 양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야산을 중심으로 소방 특수수색대 600여 명과 헬기, 드론까지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교수는 “차량을 내부 세차를 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무슨 일인지 일어났으면 아마 차량 내부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야산을 도보로 걸어서 산 안에 들어갔다가 나오기까지에 걸리는 시간치고는 2시간이 좀 짧은 것 같다”면서 수색 범위를 야산에서 다른 곳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A 양의 실종을 단순 가출로 보기 어렵다며 “(A 양이 B 씨와) 일정한 기간 동안 동승을 하고 가다가 아이만 혼자 내렸을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이는데 지금 그렇게 보기에는 B 씨의 행적이 매우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의 부모가 B 씨를 찾아가는 와중에 ‘아이가 어떻게 됐느냐’라고 아마 전화통화 같은 걸 한 것 같은데 ‘집에 내려줬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더라. 그리고는 막상 실종된 아이의 엄마가 그 집에 도착을 하자 CCTV에 분명하게 잡힌 장면은…. 본인이 이 실종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면 뒷문으로 빠져나가야 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B 씨의 행동에 의문을 표했다.

B 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것에 대해선 “일반적으로 사업이 잘 안 돼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주변 사람들에게 본인의 절망적인 상태를 보통 알린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서 모르기가 어렵다”며 “조사를 해 보면 이 사람이 아마도 자살한 동기가 이 실종과 상당히 연관된, 우발적인 갑작스러운 그런 선택이었다는 게 입증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B 씨의 신병 확보가 늦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B 씨가 A 양의 가족이 자택에 찾아오자 뒷문으로 달아난 시각은 16일 오후 11시 8분께, A 양 엄마가 경찰에 신고한 시각은 17일 오전 0시 57분께, 경찰이 B 씨 자택에 출동한 시각은 17일 오전 1시 15분께, B 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시각은 17일 오전 6시 17분께다.

이 교수는 “엄마가 경찰에 간 시간이 (밤)12시 좀 넘어서인데, 신고를 받은 그 시간대부터 (약) 6시간 반 뒤에 (B 씨가 시신으로)발견됐다”며 “신병을 조금 더 일찍 확보를 했다면 이 사람의 자살도 좀 막을 수가 있었고, 없어진 아이가 어떻게 된 건지 아이의 행적을 아는 데 좀 더 도움이 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부모님의 안타까운 마음에 틀림없이 존재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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