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해고 승무원들은 29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가 KTX 재판을 두고 박근혜 정부와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기습 시위를 벌였다.
전국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와 KTX해고승무원 문제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경부터 서울 서초동 대법원 1층 대법정 앞에서 점거 시위를 하며 김 대법원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KTX 해고 승무원 측은 이날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한 KTX 해고승무원의 입장’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양승태 및 관련자들을 즉각 구속하고 엉터리 판결로 인한 피해를 원상회복하라”고 주장했다.
KTX 해고 승무원 측은 “양승태가 책임자로 있던 대법원은 고등법원까지 계속 승소해온 KTX 승무원 관련 판결을 이유 없이 뒤집어 10년 넘게 길거리를 헤매어 온 해고 승무원들을 절망의 나락에 빠뜨렸다”고 주장하면서 “그로인해 승무원 한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졌으니 누가 이 억울한 목숨과 승무원들의 불행을 책임질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이어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대법관들, 그리고 청와대와 거래한 자들은 사법정의를 쓰레기통에 내던졌다”며 “자신들의 기득권과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권력과 자본의 입맛대로 판결하거나 하급심 판결에 개입하기도 했다. 이로써 ‘대법원의 엉터리 판결을 인정할 수 없으며 고등법원까지 인정한 직접고용의 정당성과 부당해고를 철회할 때까지 투쟁하겠다’는 KTX 해고 승무원들의 투쟁이 정당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KTX 해고 승무원들과 ‘KTX 해고승무원 대책위원회’는 검찰에 요구한다. 삼권분립을 교란하고 헌법질서를 어지럽힌 양승태와 관련자들을 즉각 구속 수사해야 한다”면서 “국회는 양승태와 사법교란 관련자들에 대한 청문회 등 진상규명에 즉시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정부와 철도공사는 대법원의 엉터리 판결을 핑계로 승무원들을 복직시키기는커녕 가처분 판결로 인해 지급했던 임금을 환수하는 등 고통을 가중시킨 것에 대하여 사과하고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KTX 해고 승무원들에 대한 복직약속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며 “철도공사는 해고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KTX 해고 승무원들을 즉각 복직시켜야 하며 고등법원까지의 판결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KTX 해고승무원들과 ‘KTX 해고승무원 대책위원회’는 준비를 마치는대로 양승태 및 관련자들을 즉시 고발조치할 것”이라며 “이들을 정의의 법정에 세워 마땅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가능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제 KTX 해고 승무원들이 정든 일터로 돌아가야 할 이유가 더욱 분명해졌다”며 “정부와 철도공사는 즉시 KTX 승무원들을 복직시키기 위한 절차에 나서야 한다. 지금도 KTX 해고 승무원들은 서울역 앞마당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는등 힘겨운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 투쟁하는 이들에게 시민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성원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KTX 해고 승무원 측의 기습 시위에 대법원은 30일 오후 2시 대법원장 비서실장과의 면담을 약속했고, 농성은 2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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