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의심 80대 노인, 기찻길 걷다 열차에 치여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6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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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증세가 의심되는 80대 여성이 기찻길을 4㎞가량 걷다 열차에 치여 숨졌다.

6일 경북 김천경찰서에 따르면 5일 오후 11시 반경 경북 김천구미역에서 부산 방면으로 약 4㎞ 떨어진 조섬1터널 근처 선로에서 A 씨(80·여)가 KTX 열차에 치여 숨진 채 발견됐다. 경북 경산에 사는 A 씨는 이날 여동생과 함께 서울에 사는 친척 가족행사에 참석하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여동생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경 서울역에서 동대구 행 열차를 탄 A 씨는 오후 7시를 넘어 “속이 안 좋아 잠시 바람 좀 쐬겠다”며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하고는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이 김천구미역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A 씨는 이날 오후 7시 반경 열차에서 내린 뒤 승강장에서 잠시 배회하다 사라졌다. 김천구미역을 빠져나가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승강장에서 선로를 내려가는 방향이 찍히는 CCTV는 이날 고장이었다.

경찰은 A 씨가 선로를 걸어가다 오후 10시 반경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사고 지점을 지나던 열차 기관사가 “열차 오른쪽 편이 어떤 물체와 부딪힌 거 같다”며 관제센터에 보고하고 정차해 약 5분간 주위를 수색한 사실이 확인됐다. A 씨 시신은 1시간 뒤 사고 지점을 지나던 다른 열차 기관사가 발견했다.

경찰은 A 씨가 치매 초기증상을 보였다는 유족 진술과 타살 정황이 없어 사고사로 종결할 방침이다. 유족은 경찰 조사에서 “A 씨가 최근 같은 말을 반복하는 등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며 “서울에서도 가족들과 행사장에 가다 갑자기 사라져 주변 사람들 도움으로 겨우 찾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천=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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