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윤 부장판사, 103분간 물 한 모금 안마시고 판결문 읽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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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선고 김세윤 부장판사
국정농단 핵심 13명 재판 맡아… 법원 문양 새겨진 넥타이 착용
말투 나긋… ‘유치원 선생님’ 별명


김세윤 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25기)는 6일 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 기소) 1심 선고 공판에서 법원 문양이 새겨진 회색 넥타이를 매고 법대에 앉았다. 오른손 엄지에 파란 골무(사진)를 낀 채 1시간 43분 동안 물 한 모금 안 마시고 재판을 진행하는 김 부장판사의 모습은 이날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법정에서는 물론이고 평소에도 언성을 높이는 일이 없는 나긋나긋한 말투와 태도로 김 부장판사는 ‘유치원 선생님’, ‘선비’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도 검찰과 피고인 측이 대립할 때마다 부드럽게 양쪽을 중재하며 재판을 이끌었다. 그는 이런 태도로 변호사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아 올 1월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선정한 우수법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 부장판사는 재판과 판결에서는 법리를 중시하는 철저한 원칙주의자라는 평가다. 그는 지난해 12월 장시호 씨(39) 1심 재판에서 장 씨에게 검찰 구형량 징역 1년 6개월보다 높은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당시 법원에서는 김 부장판사가 검찰과 장 씨가 ‘플리바기닝(수사 협조자 처벌 감면)’을 한 데 대해 페널티를 줬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김 부장판사는 2016년 2월부터 부패범죄 전담 부서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를 이끌고 있다. 그는 그동안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62·구속 기소),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9·구속 기소) 등 국정농단 사건 핵심 인물 13명의 재판을 담당했다. 김 부장판사는 올 2월 법관 정기인사에서 서울중앙지법 내 다른 재판부로 옮길 예정이었지만 박 전 대통령 재판이 끝나지 않아 1년 더 유임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김세윤 부장판사#박근혜#재판#판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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