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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성추행 조재현, 공연제작사 문 닫는다

입력 2018-03-07 03:00업데이트 2018-06-05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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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후폭풍에 문화예술계 울상
한명구 주인공 연극 전면 취소… 윤호진 제작 ‘명성황후’ 환불 사태
오달수 출연 영화들 재촬영 고심… 제작사 “손해 불가피” 속앓이만
‘미투’ 운동으로 성추문에 휩싸인 공연 제작사가 문을 닫고, 환불 요청이 이어지는가 하면 개봉 예정인 영화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배우 조재현(사진)이 대표를 맡고 있는 공연제작사 수현재컴퍼니는 연극 ‘에쿠우스’를 마지막으로 4월 말 폐업한다. 연출가 이윤택이 이끈 극단 연희단거리패도 지난달 19일 해체됐다. 연희단거리패 전직 단원 A 씨는 “1월 중순부터 100만 원의 교육비를 내고 연희단거리패 워크숍 우리극연구소 과정에 참여한 예비단원을 비롯해 수십 명의 단원이 예술감독과 일부 선배단원의 잘못으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오갈 데가 없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남산예술센터와 극단 백수광부가 제작비 1억4000여만 원을 들여 만든 연극 ‘에어콘 없는 방’은 단독으로 주인공을 맡은 배우 한명구의 성추행 의혹이 일자 공연 자체가 전면 취소됐다.

성추문이 불거진 윤호진 에이콤 대표의 뮤지컬 ‘명성황후’도 상황은 비슷하다. 에이콤 관계자는 “서울 YWCA가 성폭력 관련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며 단체 구매한 8일 공연 2900석의 티켓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에이콤은 12월 예술의전당과 공동 제작 예정이던 위안부 소재 뮤지컬 ‘웬즈데이’도 제작 중단을 결정했다.

성폭행 논란으로 성난 관객들의 민심이 저조한 티켓 예매율로 이어지고 있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6일 “지난해 초연된 연극 ‘가지’의 경우 전체 회차의 40%가 매진이었으나 이번 재공연은 매진된 회차가 전무하다”며 “성추행 논란과 전혀 관계없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잔여 회차 역시 평균 50% 이하로 판매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연계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여성 관객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일부 장면을 수정하는 작업에 나섰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4월 12일 진행되는 8번째 공연부터 여주인공 알돈자가 5명의 남성에게 집단 성폭행당하는 장면을 수정키로 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삼총사’ 역시 마초 캐릭터 ‘포르토스’의 대사와 행동을 일부 바꿀 예정이다. 국립극단, 두산아트센터, 연극 제작사인 연극열전 등은 배우와 스태프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영화계도 비상이 걸렸다. 올여름 개봉 예정인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 제작사는 배우 오달수와 최일화가 조연으로 출연한 분량을 재촬영하기로 하고 대체 배우를 물색 중이다. 하지만 오 씨가 주연을 맡아 촬영을 이미 마친 ‘이웃사촌’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컨트롤’ 등 3편은 부분적인 재촬영이 쉽지 않은 상태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주연 배우는 출연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부분 재촬영을 하더라도 최소 10억 원 이상이 더 든다. 개봉을 무기한 연기할 수도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제작사들은 오 씨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도 쉽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김정은 kimje@donga.com·장선희·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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