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 성추행 폭로 박진성 시인, 2년 전 ‘성폭력 누명’ 쓰고 법정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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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5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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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성 시인
박진성 시인
5일 고은 시인(85)의 성추행을 폭로하며 최영미 시인(57)의 증언은 거짓이 아니라고 주장한 박진성 시인(40)은 지난 2016년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는 인물이다.

박 시인은 1978년 충청남도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01년 현대시 신인추천작품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 목숨, 아라리, 식물의 밤과 산문집 청춘착란, 걷는 사람 등이 있으며 ‘2014년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젊은 시인상’, ‘시작작품상’을 수상했다.


박 시인이 작가 지망생 등을 상습 성추행했다는 의혹은 2016년 10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기됐다. 박 시인이 자신에게 시를 배우려고 연락을 주고받던 여성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고 강제로 신체접촉을 했다는 것이다. 익명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은 무차별 확산했고, 문단 내 성폭력 논란이 일었다.

박 시인은 당시 이 같은 주장을 했던 20대 여성 A 씨와 1년 동안 법정 싸움을 벌였다. 박 시인의 강간 등 혐의를 수사한 경찰과 검찰은 지난해 9월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박 시인은 A 씨 등을 무고죄로 고소했다. A 씨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A 씨에 이어 박 시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또 다른 20대 여성은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박 시인은 성범죄 혐의를 벗었지만 그의 시집에 대한 ‘출고정지’ 처분은 사건 이후 그대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인은 사건 후 몇 차례나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한편 앞서 고은 시인이 영국의 한 출판사를 통해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하자, 박 시인은 이를 정면 반박하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이 글에서 박 시인은 “고백한다. 저는 추악한 성범죄 현장의 목격자다. 그리고 방관자다. 지난날의 제 자신을 반성한다. 그리고 증언한다”며 지난 2008년 4월 고은 시인이 한 대학교에서 주최한 강연회 뒤풀이 자리에서 동석했던 여성들을 추행했다고 주장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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