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커밍스 교수 “한반도에서 군사적으로 해결될 문제는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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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한반도에서 군사적으로 해결될 문제는 없다”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 미국 시카고대 역사학과 석좌교수(74)는 2일 부산 동아대에서 열린 초청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쟁의 비극을 되풀이해선 안된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다.

커밍스 교수는 “많은 미국인은 베트남전쟁과 달리 TV를 통해서조차 한국전쟁(6·25전쟁)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래서 전쟁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조차 제대로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미국인들은 북한이 핵폭탄을 터트리거나(핵실험) 로켓을 쏘아 올릴 때에만 어쩔 수 없이 한반도 정세에 관심을 기울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커밍스 교수는 이런 미국인의 무지(無知)가 한반도 내 군사 충돌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쟁을 시작하기는 쉽지만, 빠져나오기는 끔찍할 만큼 힘들다는 걸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가 바로 한국전쟁이다. 무력으로 해결되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커밍스 교수는 한국 현대사 연구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한국전쟁의 기원’ 등 저서로 유명하다. 2007년 ‘제1회 김대중 학술상’(2007년), 지난해 ‘제2회 제주 4.3 평화상’을 수상했다. 이날 특강의 주제는 ‘제국의 기억상실증: 1945년 이후 한국에서의 미국인들의 역사는 왜 미국에서 무시되고, 망각되고, 비밀로 되어 있는가’였다. 동아대 교직원과 학생 뿐 아니라 일반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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