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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네 꿈을 펼쳐라, 자유학기제]“목표 찾으니 자신감이 생겼어요”

김서윤 경기 고양시 풍산중 1학년
입력 2018-02-01 03:00업데이트 2018-03-2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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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 풍산중 1학년 학생들이 서로 어깨를 잡고 막대기를 옆으로 옮기는 협동 놀이를 하고 있다. 김서윤 양 제공
김서윤 경기 고양시 풍산중 1학년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지난 학기 알게 된 나의 적성이다. 만약 자유학기제가 아니었다면 이를 모른 채 의사, 변호사 같은 꿈에 매달렸을 것이다. 이런 꿈을 향해 억지로 발을 내딛다 넘어지고 좌절했을지도 모른다. 자유학기제를 보낸 지금은 작가가 되어 나만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자 내 꿈은 튼튼한 뿌리를 갖게 됐다. 설령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중학교 시절 진정 원하고 바라는 꿈을 찾았다면, 그만큼 값진 일은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자유학기제라는 제도가 딱히 반갑지 않았다. ‘성적을 떨어뜨리지는 않을까’, ‘과연 나의 미래에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에 자유학기제 동안 내신 공부를 따로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막상 자유학기제를 접해 보니 내 예상과는 달랐다. 자유학기제 동안 내가 좋아하는 과목이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이 무엇인지 스스로 시간표를 설계할 수 있었다. ‘국어독서’ 시간에 책을 읽고, 시 공모전에 도전하며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 ‘오래오래 글을 쓰고 싶다’는 확신도 생겼다.

사실 나는 자존감이 조금 떨어지는 아이였다. 스스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조금 눈에 띄거나 아이들과 다른 행동을 하면, 누군가 비웃지 않을까 늘 마음을 졸였다.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마음속 깊이 묻어 놓는 소심한 아이였다. 학교에선 하루하루를 버티는 심정으로, 집에선 내일 하루를 걱정하며 주말이, 방학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뮤지컬 수업을 시작했다. 뮤지컬을 보고 소감을 써보고 혼자 작은 소리로 노래를 해봤다. 진한 여운이 남았다. 하지만 직접 공연을 하는 건 두려웠다. 과연 아이들 앞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할 수 있을까, 실수를 하면 날 한심하게 보진 않을까. 뮤지컬을 만들기 전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반복했다. 스스로에게 묻는 부정적인 질문들은 나를 더 소심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뮤지컬 수업을 통해 나는 달라졌다.

같은 조원끼리 대본을 만들고, 춤 동작을 만들고, 노래를 연습하면서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했다. 서로 의견 충돌로 싸우다가, 결국 의견 차이를 인정하며 타협해 나가는 아이들을 보며 ‘다른 게 틀린 건 아니다’라는 말이 의미 있게 다가왔다. 서서히 감정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 웃고 싶을 때는 웃고, 속으로 삼키던 울음을 내뱉어 봤다. 때로 나를 향한 비웃음이 들려도, 끝없이 되뇌며 생각했다. ‘다른 건 틀린 게 아니다’라고. 그렇게 나를 둘러싼 ‘소심’ 허물을 벗어냈다. 나를 서서히 드러내면서 친구들 사이 벽도 허물어졌다.

자유학기제가 꼭 장점들만 있는 건 아니다. 기초학력이 낮아질 수도 있고,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안 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수행평가로만 작성되는 생활기록부가 있으니 적당한 긴장감이 유지됐고, 가끔씩 진행하는 특별수업에서 활력을 얻었다. 꿈이 생기니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오히려 자유학기 동안 더 열심히 공부했다.

순식간에 지나간 1년을 돌아보니 낯설었던 교복과 학교가 편안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소심’ 허물을 벗은 당당한 내가 남았다.
 
김서윤 경기 고양시 풍산중 1학년
 
2013년 시범 도입된 자유학기제가 2016년부터는 모든 중학교에서 운영되었고 올해부터 희망하는 중학교 절반 가까이서 자유학기제로 확대 시행됩니다. 중간·기말고사 없이 진로를 탐색하는 자유학기제는 교과 수업과 함께 진로탐색, 예술체육, 동아리, 주제선택 등 특별수업이 병행됩니다. 선배들이 자유학기제를 통해 ‘꿈’을 찾은 사연들과 알찬 시간을 보내기 위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자유학기제 경험을 들려주고 싶은 학생들은 이름, 연락처와 함께 e메일(education@donga.com)로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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