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희 양 부검 결과 “외부 충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 커”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월 17일 14시 21분


사진=4일 전북 군산시의 한 야산에서 친부 고 씨가 마네킹을 들고 구덩이에 파묻는 장면을 재현하고 있다(동아일보)
사진=4일 전북 군산시의 한 야산에서 친부 고 씨가 마네킹을 들고 구덩이에 파묻는 장면을 재현하고 있다(동아일보)
야산에 매장된 고준희 양(5)이 ‘외부 충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고준희 양의 친부 고모 씨(37·구속)와 동거녀 이모 씨(36·구속)의 학대가 준희 양을 죽음에 이르게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는 정식 부검 감정서를 경찰에 전달, 준희 양이 외부 충격으로 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국과수는 준희 양 몸통 뒤쪽 갈비뼈 3개가 부러진 사실과 여러 차례 외부 압력이 가해진 정황 등을 근거로 들었다. 시신에서 항히스타민제 등 약물 성분도 검출됐지만, 사망과 직접 관련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 부패 정도가 심해 사인을 명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부검 결과를 보면 외부 압력 정황이 많아 부모 학대로 준희 양이 숨졌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1일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고 씨는 “준희를 때린 적이 있다. 이 씨도 (준희를) 구타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또한 3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고 씨는 “2017년 3월 말 준희가 밥을 먹으라는 이 씨의 말을 듣지 않아 복숭아뼈 부위 등 발을 심하게 밟고 때렸다”고 진술한 바 있다.

앞서 고 씨는 지난해 4월 준희 양 발목을 수차례 밟았다. 당시 준희 양은 발목에서 피와 고름이 나오고 걷지도 못할 정도로 크게 다쳤으나 고 씨와 이 씨는 이를 방치했다.

이후 두 사람은 준희 양이 숨지자, 같은달 26일 이 씨 모친인 김모 씨와 함께 시신을 군산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됐다.

한편 6개월 미숙아로 태어난 고준희 양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고 있었으며, 생모에 의해 2년간 30여 차례 병원 진료를 받아왔다.

준희 양은 지난해 1월 고 씨에게 맡겨진 뒤 병원에서 갑상선 치료를 받거나 약을 처방받은 기록이 없었다. 갑상선 저하증은 치료하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