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신설선 개통 석달만에 ‘스톱’

  • 동아일보

선로 부품 파손돼 전력 공급 끊겨
일부 구간만 운행 재개… 시민 불편

언제 정상화되나 25일 오후 서울 경전철 우이신설선 솔샘역 출입구에서 ‘단전으로 운행이 중지됐다’는 안내 표지를 본 시민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언제 정상화되나 25일 오후 서울 경전철 우이신설선 솔샘역 출입구에서 ‘단전으로 운행이 중지됐다’는 안내 표지를 본 시민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개통한 지 넉 달도 되지 않은 서울시 첫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이 선로 부품 손상에 따른 단전으로 24시간 가까이 정상 운행을 하지 못했다. 운영사인 우이신설경전철㈜과 서울시는 서둘러 복구에 나섰지만 왜 부품에 손상이 갔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54분 우이신설선 신설동역 방향 열차가 솔샘역과 북한산보국문역 중간에서 전력 공급이 끊기며 멈춰 섰다. 열차 승객 약 40명은 26분간 영문도 모른 채 갇혀 있다가 6시 20분경 직원 안내에 따라 선로에 내려 북한산보국문역으로 걸어서 대피했다.

단전 원인은 열차가 전력을 공급하는 전차선(電車線)을 치면서 전력공급 라인과 지지대가 손상됐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선로 양쪽 전차선은 열차에 달린 ‘집전 슈(集電 shoe)’라는 장치와 접촉해 전력을 공급한다. 그러나 열차의 다른 부분이 전차선을 건드려 설비가 파손됐다. 우이신설경전철 관계자는 “단전 구간은 약 200m 거리지만 안전을 위해 다른 구간도 운행을 중단했다. 잘못된 접촉이 발생한 원인은 복구 작업이 끝난 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고 이후 8시간 동안 전면 중단된 운행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북한산우이역∼솔샘역 구간 상하선(上下線)과 솔샘역∼신설동역 하선에서 임시 재개됐다. 우이신설경전철은 임시운행 열차가 12분 간격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배차 간격은 30분 이상 벌어져 곳곳에서 혼란을 초래했다. 각 역에도 ‘금일 열차는 약 30분 간격으로 운행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서울시 지하철과 전철이 고장으로 24시간 가까이 정상 운행하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깐 지 30년 넘은 선로에서도 없던 상황이 올 9월 2일 개통한 새 선로에서 발생한 것이다. 공사 기간 잦은 설계변경으로 부실하게 마감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우이신설선은 북한산우이역을 출발해 서울지하철 1, 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까지 11.4km 구간을 달린다. 열차 2량 1편성이어서 출퇴근 시간대 사람이 몰리면 출발이 지연되는 일이 잦았다. 무인운전 시스템이어서 기관사는 없다. 2009년 착공해 2014년 3월 개통을 목표로 공사했지만 3년 6개월이 지나서야 운행을 시작했다.

우이신설경전철은 26일 오전 첫차부터 정상 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장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면 더 늦춰질 수 있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복구가 지연되면 출퇴근 시간대 버스 운행을 늘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황태호 taeho@donga.com·홍정수 기자
#우이신설선#운행중지#전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