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자해소동… 편의점 상비약 확대 또 미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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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산제-지사제 추가 판매 반대… 심의위 회의서 칼 꺼냈다 빼앗겨
복지부 “20일께 회의서 결론낼것”

4일 오전 열린 보건복지부 산하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 5차 회의에서 약사 대표인 강봉윤 대한약사회 정책위원장이 ‘자해 소동’을 벌였다. 강 위원장은 의약품 추가 품목을 지정하는 투표를 앞두고 “이대로 (품목 추가를) 강행할 수 없다”며 손바닥 크기의 접이식 칼을 꺼냈다. 강 위원장이 웃통을 올리고 칼로 배를 찌르려는 순간 놀란 복지부 직원 등 서너 명이 달려들어 강 위원장에게서 칼을 빼앗아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강 위원장은 이후 나머지 위원 9명에게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다가 회의장을 떠났다.

이날 회의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의약품에 제산제(위산을 중화하는 약)인 겔포스와 지사제(설사약)인 스멕타를 포함할 것인지 결정하는 자리였다. 2012년 11월 복지부는 약국이 닫는 야간과 연휴에 꼭 필요한 비상약을 구할 수 있도록 해열진통제와 소화제, 파스 등 13개 의약품을 편의점에서 팔도록 허가했다. 제도 시행 5년을 맞아 품목 재지정이 필요한지 점검하기 위해 약사와 시민단체, 의·약학 전문가 등 10명으로 심의위원회를 발족했다.

회의 과정에서 진통이 컸다. 약사 측은 “의약품 사용의 안전성이 우선”이라며 품목 추가를 거세게 반대했다. 반면 시민단체와 편의점 업계는 의약품 접근 편의성을 주장했다. 다섯 차례 회의에서 안전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품목을 추렸지만 약사 측은 “제산제를 소아가 먹었을 때 위험하다”며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이날로 추가품목 지정을 마무리하려던 위원회는 결국 회의를 한 차례 더 연장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20일 전후 회의를 다시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약사#자해소동#편의점#상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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