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명소’ 전남에 역사-테마 갖춘 명품길 잇따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해남군 ‘달마고도’ 17.7km 개통, 내년부터 트레킹 프로그램 운영
진도군 ‘무장애 숲길’ 11월말 조성… 노약자-장애인들도 즐길 수 있어

전남 해남군 송지면 미황사에서 달마산의 주 능선을 아우르는 달마고도의 너덜을 탐방객들이 걷고 있다. 해남군 제공
전남 해남군 송지면 미황사에서 달마산의 주 능선을 아우르는 달마고도의 너덜을 탐방객들이 걷고 있다. 해남군 제공
둘레길과 마실길, 힐링 숲길 등 걷기의 명소인 전남에 역사와 테마를 갖춘 명품길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전남 해남군은 송지면 서정리 미황사와 달마산(해발 498m)의 산허리 17.74km를 걷는 ‘달마고도’를 18일 개통했다. 달마산은 공룡의 등줄기를 방불케 하는 암릉이 8km에 걸쳐 이어지고 땅끝 해안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등 경관이 수려해 ‘남도의 금강산’으로 불린다. 해남군은 이 산에 ‘천년의 세월을 품은 태고의 땅으로 낮달을 찾아 떠나는 구도의 길’이라는 주제로 달마고도를 조성했다.

달마고도는 미황사에서 시작해 큰바람재, 노시랑골, 몰고리재 등 달마산 주 능선 전체를 아우르며 걷는 둘레길이다. 전체 구간 중 8km는 기존 길을 활용했고 나머지 10km는 선인이 걸었던 일부 옛길을 복원했다. 해남군은 길을 복원하면서 중장비 등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 인력만 투입해 자연경관이 훼손되는 것을 최소화했다. 박철 해남군 문화관광과 주무관은 “암석이 많은 산이어서 돌을 다듬거나 쌓고 잇는 등의 작업을 주로 했다. 화장실은 물론 벤치나 인공 덱도 없다”고 설명했다.

전체 4개 구간의 달마고도를 모두 걸으려면 6시간 정도 걸린다. 1구간(2.71km)은 미황사에서 큰바람재에 이르는 길로 ‘땅끝 천년 숲’ 옛길 노선과 연계돼 있다. 2구간(4.37km)은 농바위, 문바위골을 거쳐 노시랑골로 이어지며 땅끝 해안 경관 조망이 가능하다. 3구간(5.63km)은 노시랑골 등 아름다운 골짜기를 감상할 수 있다.

몰고리재에서 미황사로 돌아오는 길인 4구간(5.03km)은 용굴과 도솔암을 거치는 코스다. 4개 구간에 암석이 흩어져 깔린 너덜지대가 20군데 있다. 긴 너덜구간은 150m에 달한다. 너덜 뒤로 확 트인 바다는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해남군은 내년 3월부터 달마고도 트레킹 가이드 프로그램을 운영해 관광객들의 걷기 여행을 도울 예정이다.

전남 진도군은 의신면 사천리 운림삼별초공원 인근 편백나무 숲에 6억7000만 원을 들여 1.2km의 ‘무장애 숲길’을 조성해 이달 말 개통한다. 무장애 숲길은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면서 황톳길과 덱 로드 구간을 연결하고 경사로를 없애 일반인뿐 아니라 노약자와 장애인, 어린이 등 누구나 숲을 즐길 수 있다. 이용객 편의를 위해 나무와 초화류를 심고 쉼터와 의자, 돌탑 등도 군데군데 배치했다.

진도군은 무장애 숲길 개장을 계기로 인근 오토캠핑장, 물놀이장과 함께 운림삼별초공원 일대가 힐링 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7월 개장한 전남 화순군 만연산 치유의 숲은 산림 치유와 휴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국 대표 숲으로 자리매김했다. 120ha에 달하는 만연산 치유의 숲은 소나무와 참나무를 주 수종으로 하는 천연림에 조성됐다.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경사도 9% 이하의 나무계단 숲길과 생태계의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치유숲길, 건강명상숲, 하늘숲을 조성하고 트리하우스, 치유의 숲 센터도 건립했다. 광주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시형 치유 숲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하루 평균 700여 명이 찾고 있다.

전남 장성호 상류에 조성된 숲길은 최근 전국 최고 명품 숲길로 인정받았다. 산림청에서 주관한 ‘2017년 임도(林道)시설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장성호 주변에 조성된 다목적 테마 임도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장성호 임도는 호수의 수려한 경관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숲길로 입소문이 나면서 도보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장성군은 내년에 장성호 위를 지나는 156m 길이의 출렁다리를 완공할 예정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해남 달마고도#진도 무장애 숲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