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출생 100주년을 맞아 13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박정희 대통령 기념 도서관에서 박 전 대통령 동상 기증식이 열린 가운데, 동상 건립을 두고 찬반 양측이 몸싸움을 벌이는 등 충돌이 거세지고 있다.
13일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는 이승만-트루먼-박정희 동상건립 추진모임 박근 대표와 오경환 서울시의원이 출연해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찬성하는 박 대표는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상하게 뛰어난 사람에 대해 특히 반대가 많다. 이것은 우리나라 국민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다수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볼 적에 많으면 20~30%가 반대하는 것”이라며 동상 건립 추진을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의 딸이자 18대 대통령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은 국민적 반발을 살 수도 있다는 지적과 관련 “딸하고 아버지하고는 이 정도 대립은 할 수 있고 정치노선도 달라질 수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상황과 동상 건립을 별개로 봤다.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은)몇 십년 전에 특히 우리나라 산업화를 위해서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공을 세웠다. 박정희 대통령 안했다면 지금도 (산업화를)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박 전 대통령의 공을 강조했다.
아울러 박정희 도서관이 위치한 땅은 서울시 소유로, 서울시의 심의를 거쳐야 동상 건립이 허가될 수 있는 점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정치적으로 ‘건물 못 세운다, 동상 못 세운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여기에 동상을 세우는 것이 나라, 국민교육, 후세를 위해서 필요하고 좋을 것 같다 싶으면 당연히 (설립) 해야 된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에 대해 묻자 “그건 있을 수 없다”며 “하느님이 아닌 이상 인간으로서 결함은 다 있다. 이 사람이 젊을 적에 뭘 했다 이런 것과 그 사람이 나라를 위해 이룩한 큰일을 같이 자꾸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마포구가 지역구인 오 의원은 찬성 측이 주장하는 동상 건립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기 어렵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예로 들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은) 친일일본군장교, 독재자 이런 평가도 있고 산업화의 주역 이런 평가도 있다”며 “갈등이 있는 역사의 평가가 다른 경우 충분한 시민들의 공감대가 있어야 된다. 그리고 지금 설치하는 곳이 박정희 대통령의 출생지도, 역사적 사실이 있는 곳도 아니다”라며 마포구 내 박정희 동상 건립을 반대했다.
오 의원에 따르면 동상 설치와 관련 주무부서인 서울시 임대주택과에 접수된 심의는 아직 없으며 동상 설립 허가를 위해서는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마포구로부터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서울시 공공미술설치조례에 따라 공공미술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오 의원은 “서울 시장이 필요한 경우 공공미술 심의와 관련해서 여론조사 등의 방법으로 지역주민들의 의사를 들을 수 있고, 그 결과를 심의에 반영할 수 있다”며 “역사적 자료나 고정이 필요한 인물의 동상, 기념비 등을 심사할 때는 전문가들에게 위원회 출석 요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의원에 따르면 여론과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동상 설립 진행할 시에는 위법으로 판단, 동상철거나 원상복구에 대한 행정명령이 가능하며 과태료나 벌금이 부과된다.
그는 박정희 동상 설립과 관련 “여론,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볼 때 동상을 세우는 게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지역과 그 위치의 역사적 사실에 부합 또는 적합한 지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설치가 부결될 가능성도 있고, 사전 설계단계에서 공공미술에 대한 충분한 심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그 조형물 자체가 아예 기각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박정희 도서관 건물 자체에 대해서도 “2011년 이후 실질적으로 불법적인 점유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01년도에 서울시와 박정희 기념사업회가 협약서를 맺을 당시 전시관보다 공공도서관의 면적이 더 넓게 되어 있었다”며 “(그러나) 2011년 준공 이후에는 도서관을 운영하지도 않았고 서울시에 완공 후 기부체납을 해야 되는데 기부채납이나 위탁도 전혀 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건립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의 동상은 높이 4m 20cm, 무게 3톤에 달하는 것으로, 광화문 세종대왕상을 제작한 김영원 교수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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