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캡스톤’ 교육… 스스로 주제 정해 해결책 찾으며 성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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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 개교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제주) 전경. 왼쪽 건물은 학교 행정동, 오른쪽 건물은 P.A.C(Performing Arts Center)다. SJA제주 제공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제주) 전경. 왼쪽 건물은 학교 행정동, 오른쪽 건물은 P.A.C(Performing Arts Center)다. SJA제주 제공
3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제주·St. Johnsbury Academy Jeju) 체육관에서 SJA제주 개교식이 열렸다. SJA제주는 지난달 23일 제주영어교육도시 내에 개교한 국제학교다. 한국국제학교(KIS), 노스런던컬리지잇스쿨(NLCS)제주, 브랭섬홀 아시아(BHA)에 이어 네 번째로 제주도에 설립된 국제학교다. 정원은 유치초등부(만 3세∼5학년)부터 중고등부(6∼12학년)까지 총 68학급 1254명이며, 올해는 27학급 440여 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SJA제주 수업의 특징은 강의식 수업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대신 ‘탐구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실시한다. 커리큘럼이 프로젝트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보니 학생들은 직접 실습을 하고 친구들과 생각을 공유하면서 필요한 지식을 얻고 답을 찾아 나간다. 학생들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게 교사의 주 역할이다. SJA제주의 교육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인재 육성 방식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SJA제주가 내세우는 교육 프로그램은 ‘캡스톤(Capstone)’이다. 네 곳의 제주도 국제학교 중 SJA제주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캡스톤은 학생이 스스로 주제를 선정하고 계획을 세운 뒤 연구·조사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발표까지 하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말한다. 학생들은 지역 및 국제사회와 연관된 문제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탐구하며, 해결책을 찾는다.

SJA제주는 유치부부터 고등부까지 각 과정 마지막 학년에서 캡스톤을 시행해 학생들이 각자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흥미를 갖고 전문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12학년 졸업반에서 진행되는 ‘시니어(Senior) 캡스톤’ 프로그램엔 지역 주민들이 평가단으로 직접 참여하는 과정이 있는데, 학생들은 지역 공동체와의 교류를 통해 탐구심뿐만 아니라 공동체 의식도 기르게 된다.

SJA제주의 유치부와 초등부, 중등부는 미국 SJA 본교에는 없는 과정이다. 하지만 SJA제주는 본교의 세 가지 교육 이념인 인성·탐구심·공동체 의식을 고등부뿐만 아니라 유치부(만 3∼6세), 초등부(1∼5학년), 중등부(6∼8학년) 교육에도 적용하고 있다.

유치부에서 주된 교육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는 ‘레조 에밀리아 접근법(Reggio Emilia Approach)’이 대표적이다. 아이들이 호기심과 배움에 대한 관심을 개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또래 친구들과 관계를 형성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초등부에서는 학생들이 영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영어 몰입 환경, 소규모 지원 수업, 교사들의 협력 수업, 일대일 수업 등 다양한 수업방식을 제공한다. 중등부에서는 영어, 예술, 수학 과목의 디지털 종합 교육프로그램인 ‘AP스프링보드(Spring Board) 커리큘럼’을 아시아 최초로 실시하고 있다.

SJA제주 고등부의 교육과정은 미국 대학 진학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된다. SJA제주는 10∼12학년 학생들에게 대학 입학 전 대학 인정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3년 안에 10개의 AP과목을 개설할 예정이다.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학생에게는 미국 버몬트주에 있는 SJA 본교에 한 학기 동안 교환학생으로 다녀올 수 있는 기회를 준다.

SJA제주 고등부 미술수업시간에 9학년 남학생이 교사(왼쪽)의 지도를 받고 있다. SJA제주 제공
SJA제주 고등부 미술수업시간에 9학년 남학생이 교사(왼쪽)의 지도를 받고 있다. SJA제주 제공
수업 외에 농구, 축구, 배드민턴, 크로스컨트리 등 다양한 팀 스포츠 활동을 장려하고 방과후 활동을 지원한다는 점은 SJA제주의 또 다른 장점이다. SJA는 이런 활동들이 신체를 단련시킬 뿐만 아니라 리더십을 향상시킨다고 본다. 9학년에 재학 중인 김훈서 군(15)은 “SJA제주는 수업시간에 프레젠테이션을 많이 하도록 해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할 시간을 준다”며 “운동할 기회도 많고 밤 10시면 자도록 하기 때문에 공부 스트레스가 적다”고 말했다.

현재 SJA제주에는 70여 명의 교사가 재직하고 있다. 이 중 80%가 석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다. 교사들은 대부분 미국인으로 평균 8년, 최대 20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친 경력을 갖고 있다. 피터 토스카노 SJA제주 총교장은 “세 가지 교육 이념 중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교사의 보살핌 아래 학생들이 다양한 것을 시도해 보고 실패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좋은 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SJA제주의 캠퍼스는 10만2000m²(약 3만 평) 규모에 유·초·중·고등부 교실뿐만 아니라 기숙사, 수영장, 테니스장, 농구장, 아트센터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기숙사는 2인 1실로 6학년부터 이용할 수 있다.

서귀포=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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