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대표의 장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가 범행 전 휴대전화를 이용해 ‘고급주택’, ‘가스총’ 등 단어를 검색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계획범죄로 보이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30일 윤 사장 부친 윤모 씨(68) 살해 사건의 피의자인 허모 씨(41)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허 씨는 이 같은 단어 외에도 범행 전 ‘수갑’, ‘핸드폰 위치추적’ 등의 단어도 검색했으며, 범행 직후에는 ‘살인’, ‘사건사고’ 등을 검색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허 씨가 범행 나흘 전인 이달 21일부터 범행 직전까지 이 같은 단어를 사전 검색한 것으로 봤을 때, 부유층을 상대로 강도 범행을 준비한 것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다만 범행 직후 ‘살인’ 등의 단어를 검색한 점, 범행 전에 살상이 가능한 무기가 아닌 ‘가스총’이나 ‘수갑’ 등 제압용 물품을 검색한 점으로 봤을 때 ‘살인 범죄’까지 계획한 건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경찰 조사에서 허 씨가 윤 씨를 살해한 정확한 동기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범행 전후 행적으로 봤을 때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드러나긴 했지만, 살인 후 허술한 현장 수습 등은 우발 범죄에서 나오는 패턴을 띠었기 때문.
허 씨는 경찰 진술에서 8000만 원의 채무 탓에 월 200만∼300만 원의 이자를 내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허 씨의 휴대전화에서는 9월 이후 대부업체 및 카드사 등으로부터 대출 독촉 문자가 수신돼 있었다. 사건 당일 윤 씨가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와 지갑은 사라진 상태였다.
이에 경찰은 허 씨가 강도 범행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가 벤츠를 몰고 귀가하는 윤 씨와 마주치자 금품을 빼앗으려 몸싸움을 벌이다 살인으로까지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한편 허 씨는 지난 25일 오후 7시 30분에서 오후 8시 50분 사이 양평군 윤 씨 자택 부근에서 윤 씨를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흉기 상흔은 대부분 몸싸움 과정에서 나타난 방어흔으로 보이며, 사망으로 이어진 치명상은 목과 왼쪽 가슴 등 5곳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도주한 허 씨는 26일 오후 5시45분께 전북 임실군에서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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