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구두 ‘아지오’ 사업 재개… “ 많이 사줄 테니 살려라, 용기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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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26일 1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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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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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구두’로 유명해진 수제화 브랜드 ‘아지오’가 폐업의 아픔을 딛고 사업을 재개한다. 유석영 구두 만드는 풍경 전 대표는 “사람들이 ‘많이 사줄 테니까 다시 살려라’라며 용기를 줬다”며 “샘플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도 선주문이 들어와 이 돈을 보태 재료도 사고 막 출발한 상태”라고 말했다.

‘아지오’는 청각장애인들이 일하는 수제화 제조업체 ‘구두 만드는 풍경’에서 만든 브랜드이다. 2010년 설립했는데 장애인 회사라는 편견에 부딪혀 경영난에 허덕이다 2013년 폐업했다. 그런데 지난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문재인 대통령 덕에 관심을 끌었다. 무릎을 꿇고 참배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뒷모습이 뒤늦게 조명되면서 낡은 구두 밑창에 시선이 쏠렸는데 아지오라는 브랜드가 포착된 것. 당시 문 대통령이 신고 있던 구두는 2012년 ‘아지오’에서 구매한 제품이었으며 사람들은 이를 ‘문재인 구두’라고 불렀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김정숙 여사도 아지오 구두를 구매하려고 했으나 유 전 대표는 “4년 전 폐업해서 이제 구두를 만들지 않는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또 ‘문재인 구두’로 유명해지면서 이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유 전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구두를 팔 수 없다고 알렸다. 하지만 사람들은 “우리가 손님을 모아 주겠다. 다시 운영해라”라며 용기를 주었다.

유 전 대표는 2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아지오’ 재개 소식을 알렸다. 유 전 대표는 “용기를 잃지 말라는 전화가 쉴 틈 없이 왔고, 사무실로 찾아오는 분들도 계셨다”며 “국민들이 이렇게 뜨겁게 해 주셨기 때문에 0에서 출발하는 것이 조금 고생스럽고 더디더라도 좋다”고 말했다.

구두 샘플 10종류를 무료로 지원한 회사도 있다. 유 전 대표는 “디자인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한 것인데도 청각장애인들의 일자리이기 때문에 소리 없이 기부를 하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이 소식을 알릴 예정이다. “구두를 만들면 알려드리려고 한다”며 “대통령께서는 그때도 정확한 액수를 주고 사셨기 때문에 또 그 가격을 받고 드리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유 전 대표는 시각장애인이다. 잡상인 취급을 받는 등 여러 편견에 좌절했던 경험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아지오의 재개로 희망을 가졌다고 했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고 사주시고 기부해 주셔서 이 레이스는 아마 성공일 것 같다”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한편 지난달 18일에는 아지오의 회사 ‘구두 만드는 풍경’ 첫 발기인 모임이 열렸다. 현장에는 유시민 작가, 가수 강원래 등이 참석했다. 유 작가는 2010년 아지오의 광고모델을 자처하는 등 인연이 깊다. 아지오의 재개 후 첫 제품은 내년 봄에 선보일 예정이다.

김가영 동아닷컴 기자 kimga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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