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청장 “故백남기 농민-유족께 사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일반 집회에 살수차 배치 않을것”… 경찰개혁위원회 공식 출범
백남기 씨 딸 “직접 사과 없어” 비판

“민주화 과정에서 경찰에 의해 유명을 달리하신 박종철 이한열 님 등 희생자 분들과 특히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시위 과정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고 백남기 농민님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함께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철성 경찰청장(사진)이 16일 허리를 숙였다. 이날 열린 경찰청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 자리에서다. 백 씨가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지 약 1년 7개월 만이다. 백 씨는 지난해 9월 사망했다. 이 청장은 1987년 경찰의 고문으로 숨진 서울대생 박종철 씨(당시 22세)와 같은 해 최루탄을 맞고 숨진 연세대생 이한열 씨(당시 21세)도 언급하며 공식 사과했다.

당초 경찰은 검찰 수사로 잘못이 확인되면 사과하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전날 서울대병원이 백 씨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하자 하루 만에 경찰 수장이 직접 사과했다. 이에 백 씨의 딸 도라지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직접 찾아와 사과하지 않고, 경찰이 무얼 잘못했는지 왜 사과가 늦었는지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살수차 사용 기준도 법제화하기로 했다. 대통령령인 ‘위해성 경찰장비의 사용 기준에 관한 규정’에 기준을 마련하고 일반 집회 살수차 미사용·무배치 원칙 아래 최대 수압 기준 하향(15bar→13bar) 등도 규정하기로 했다. 이 청장은 “경찰 공권력은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절제된 가운데 행사돼야 한다”며 “과도한 공권력으로 국민이 피해를 보는 일은 이제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족한 경찰개혁위원회에는 박경서 동국대 석좌교수(위원장)를 비롯해 문경란 인권정책연구소 이사장,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등 19명이 참여한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철성 청장#백남기 농민#사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