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경기교육감 “외고-자사고 폐지, 95%가 찬성… 강행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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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학교들이 고교 교육 왜곡시켜… 특성화 고교 확대로 문제점 보완”

15일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에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자사고와 외고 폐지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의정부=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5일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에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자사고와 외고 폐지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의정부=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여전히 용인외고로 불리는 용인한국외대부설고를 ‘그 학교’라고만 칭했다. 외대부고를 비롯한 자율형사립고와 외고를 폐지하겠다는 그의 결기가 느껴졌다.

2019∼2020년 경기도 내 자사고 외고 10곳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이 교육감은 15일 경기 의정부시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95%가 외고 자사고 폐지에 찬성하고 해당 학교 측인 5%만 반대하고 있다”며 “다수가 찬성하니 폐지에 나섰고, 이런 여론이 있으니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으로 소수이니 그냥 두면 안 되느냐는 질문에도 단호했다. 그는 자사고인 안산동산고를 예로 들며 “고교 진학률이 99%를 넘을 정도로 보편화된 고교 교육을 왜곡시키는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 신입생 비율을 보면 안산 지역 학생은 15%에 불과하고 나머지 85%는 다른 지역 출신 학생이 차지하기 때문에 인근에 사는 학생이 피해를 본다는 설명이다. 이 교육감은 “집 근처 학교(안산동산고)를 보면서 수많은 학생이 ‘저 학교는 1류, 내가 다니는 학교는 2류’라고 생각하며 박탈감에 시달리는 건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교사의 수준과 학습 프로그램 등 일반고의 여건이 뒤떨어지는 게 현실이라 더 나은 교육환경에서 공부시키고 싶은 학부모의 선호도를 존중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며 반박했다. 올해부터 부천 지역에서 시범 실시 중인 ‘교육과정 특성화고교’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고교를 과학, 국제화, 예술, 외국어, 융합 등의 중점 과정 학교로 지정한 뒤 다양한 교육 수요를 반영해 가르치겠다는 뜻이다.

5곳인 과학 중점 학교에선 1학년생에게 연간 40시간의 수학 과학 체험학습 기회를 주고 3년 동안 과학 수학 교과에서 총 교과 이수 단위의 45% 이상 이수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 교육감은 “외국어를 가르치지 않고 고액 수업료를 받는 외고는 존재 이유가 없다”며 “외국어나 수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강점을 둔 일반고를 많이 만들고 학생이 선택하게 해주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대학 입시도 개편해야 한다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자격시험 정도로 비중을 낮춰 정시를 아예 없애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시는 없애고 그 대신 수시 전형을 늘려 다양한 방식으로 대학에 진학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 단위 자사고인 외대부고가 기숙사 등을 갖추느라 많은 비용을 들인 점을 언급하자 이 교육감은 “‘그 학교’의 일이고 지엽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이재정#경기교육감#자사고#외고#폐지#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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