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만 사는 ‘세바람꽃’ 소백산서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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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 이후 고립된 희귀식물… 온난화 등 확산원인 분석 나서

최근 충북 단양군의 소백산에서 발견된 세바람꽃.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최근 충북 단양군의 소백산에서 발견된 세바람꽃.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남한에서는 유일하게 한라산 아고산대(저산대와 고산대의 중간)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세바람꽃이 충북 단양의 소백산에서도 발견됐다. 아한대(亞寒帶) 식물인 세바람꽃은 빙하기 때 북한에서 남쪽 제주도까지 내려왔다가 지상의 기온이 오르면서 높은 곳으로 내몰려 고립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한라산 외에 남한 다른 지역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아 그런 가정을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4일 세바람꽃이 소백산 해발 1000m 계곡 주변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한라산의 북쪽, 남한 내륙지역에서는 처음 발견된 것.

세바람꽃은 해발 700m 이상에서 사는 바람꽃속 식물로, 특정 식물 V급으로 지정돼 있다. 얼마나 좁은 범위에 분포하느냐에 따라 식물을 I∼V급으로 나누는데, 등급이 높을수록 분포지역이 좁은 희귀식물에 속한다. 세바람꽃은 하루에 1∼2시간 햇볕이 들면서도 적당히 습도를 유지하는 곳에서만 서식해 생식조건이 까다롭다.

공단은 세바람꽃이 소백산에서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도록 하고 한라산과 소백산의 세바람꽃 유전자를 분석해 소백산 세바람꽃의 이동 경로를 추적할 예정이다. 이동 경로가 밝혀지면 한반도 자연사와 기후 변화에 관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한라산#세바람꽃#소백산#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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