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번 당첨 ‘복권왕 할아버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2009년부터 상금 15억원 받아, 뉴욕 거주 94세… 집은 허름
비결은 “꿈에 나오는 숫자 적어”


미국 뉴욕의 워싱턴하이츠 지역에 사는 엔리코 델 리오 할아버지(94·사진)는 겨우 걸음 수 있을 만큼 쇠약하다. 한쪽 눈은 실명 상태다. 비좁고 허름한 아파트에 산다.

하지만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운 좋은 사람’이라고 치켜세운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상금 규모가 600달러(약 67만2000원) 이상인 복권에 모두 376번 당첨됐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받은 전체 상금이 140만 달러(약 15억6800만 원)를 웃돈다.

지난달 27일 뉴욕데일리뉴스는 미 해군 장교 출신으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리오 씨의 사연과 함께 그를 ‘정말 운이 억세게 좋은 남자’라고 소개했다. ‘복권왕’이라고 해도 충분하지만 리오 씨가 말하는 당첨 비결은 매우 소박하다.

복권 구매가 오래된 취미인 그는 “꿈에서 나오는 숫자”를 당첨 비결로 꼽았다. 기회가 될 때마다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며 복권을 사는 것도 노하우다. 거주지인 뉴욕뿐 아니라 멕시코와 자메이카 같은 나라에서도 복권을 산 경험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뉴욕 지역에서 당첨됐다. 특히 브롱크스(177번)와 맨해튼(176번)에서 구매한 게 가장 많았다. 또 브루클린(10번)과 퀸스(6번)도 많은 편이었다.

그는 “매일 복권을 사도 절대 당첨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살 때마다 거의 되는 것 같다”며 “가족들은 (내) 어머니가 모든 행운을 나에게 물려준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한다”고 공을 하늘나라의 어머니에게 돌렸다.

복권에 자주 당첨되지만 돈 욕심은 별로 없다. 당첨금의 대부분을 가족, 친구, 이웃들에게 나눠 줬다. 심지어 “나에게 복권을 판 사람들이나 먼 친척에게도 당첨금을 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리오 씨의 이야기는 최근 뉴욕주 복권 당국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600달러 이상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과 관련된 정보를 분석하면서 알려졌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복권#당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